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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속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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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10월 개최되는 '이태원 지구촌 축제'는 전 세계의 다양한 음식과 문화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보기 드문 행사다. 이 행사가 이태원에서 열리게 된 이유는 이곳이 오래 전부터 한국인 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이방인들의 땅이었기 때문이다.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에 이르기 까지 전 세계의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서울 속 작은 지구촌', 이태원으로 초대한다.
 


 
 
                  가는 길(세계음식문화거리 기준) :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도보 3분
                  ※ 우사단길 가는 길 : 6호선 이태원역 3번 출구 도보 10분
 

 

이태원 지구촌 축제

  •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축제로, 매년 10월에 개최됩니다. 여러 나라의 전통음식과 참가자들의 대규모 퍼레이드, 문화교류행사, 가수들의 축하공연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되어 있다.


1.경리단길, 해방촌

  녹사평역 2번 출구에서 남산 3호 터널 방향으로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경리단길은 현재 이태원에서 가장 핫한 거리 중 하나다. 이 길의 공식 명칭은 '회나무길'로, 국군재정관리단(구 육군중앙경리단)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서 '경리단길'이라는 별칭이 생겼다.

   경리단길을 거닐다 보면 넓게 뻗은 대로를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퍼져나간 골목 곳곳에 줄지어 들어선 작은 레스토랑과 카페, 펍을 발견할 수 있다. 대로변이 아닌, 골목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 경리단길의 가장 큰 특징이다. 개성있는 골목가게들은 지금의 경리단길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프렌차이즈 카페와 대형 레스토랑에 질린 사람들이 소박하면서도 이국적인 골목가게를 찾아 모여들면서, 경리단길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핫 플레이스로 급부상했다.

   경리단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골목을 꼽자면 단연 '장진우 거리'와 '수제맥주 골목'이다. 회나무로 13길, 좁은 골목 안에 아담한 스테이크 전문점과 문어요리집,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작은 카페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전부 사진작가 겸 요리사인 장진우 씨가 만든 가게다. 장진우씨가 처음 이 골목에 가게를 낸 건 2011년이다. 커다란 테이블 하나를 놓고, 손님들이 나란히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장진우 가게'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장진우 씨의 이름을 단 식당과 카페가 하나 둘 늘어났다. 장진우 씨의 가게들로 가득 찬 이 골목은 이제 '장진우 거리'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장진우 거리는 매일 저녁마다 수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가게들이 대부분 협소하다 보니 모르는 사람과 어깨를 맞대고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는 일도 비일비재 하다. 그런데 사람들의 표정을 살펴보면 기분 나쁘거나 불쾌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처음 보는 이들과 자연스럽게 말을 섞고, 즉석에서 친구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소박하면서도 친근한 분위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장진우 거리를 찾고 있다.

   수제맥주골목은 한국에 처음으로 유럽풍 수제맥주를 전파한, 맥주 광들의 성지다. 이 골목에 처음 문을 수제맥주집, '맥파이 브루닝'은 미국에서 온 4명의 젊은 청년들이 오픈한 가게다. 간판도 없는 허름한 곳에서 시작했지만, 수제맥주의 빼어난 맛을 선보이면서 젊은 층의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 후 더 부스와 크래프트 웍스 등 수제맥주집이 줄지어 들어서면서 이 골목은 '수제맥주 골목'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초창기 경리단길에 등장한 수제맥주집은 대부분 외국인이 차린 가게다. '더 부스'를 만든 다니엘 튜터가 특히 유명한데,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기자였던 그는 한국 맥주 맛이 형편없다는 내용의 기사를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경리단길에서 지하도를 건너 반대편으로 빠져나오면 야트막한 언덕길을 따라 줄지어 늘어서 있는 이국적인 가게들을 발견할 수 있다. 경리단길과 데칼코마니처럼 마주보고 있는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해방촌'으로 들어서게 된다.

   해방촌은 '해방과 더불어 생겨난 마을'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1945년, 광복 후 남산 자락에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형성된 해방촌은, 오랜 세월 서민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해 왔다. 해방촌이 다시 주목받게 된 건 최근의 일이다. 경리단길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가까운 해방촌에도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가게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해방촌을 걷다 보면 언덕길을 따라 줄지어 들어선 미국식 수제 햄버거 집과 유럽풍 레스토랑, 시원하게 테라스를 터놓은 서구적인 분위기의 펍과 카페들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경리단길의 수제맥주 골목처럼, 해방촌에 가게를 낸 이들 중 상당수가 미국, 유럽 등지에서 온 외국인이다. 여행 차 해방촌에 들렀다가 이곳에 남아있는 서울의 옛 풍경을 보고 마음을 빼앗긴 사람들이 많다. 낡고 오래된 집들이 언덕길을 따라 오밀조밀 붙어 있는 달동네 풍경이 참 매력으로 보였다고 한다. 한국인들에게 해방촌은 오래된 달동네일 뿐이었지만 서양 사람들의 눈으로 보기에는 한국 특유의 소박하고, 서민적인 분위기가 배어 있는 매력적인 풍경이었던 것이다.

   해방촌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예술마을, '해방촌 예술마을'과 외국인 뮤지션들이 중심이 되어 펼쳐지는 음악축제, HBC 뮤직 페스티벌도 빼놓을 수 없는 해방촌만의 볼거리다. 수수하고 푸근한 옛 서울 풍경과 이국적인 서양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해방촌. 이태원을 찾는 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명소다.

 
 
 

 

해방촌 예술마을

  •   해방촌은 환경개선사업을 통해 30여개의 벽화와 조형물로 장식된 예술마을로 거듭났다.

HBC 뮤직 페스티벌

  •   매년 5월과 10월, 두 차례 열리는 음악축제로, 해방촌 일대의 펍을 중심으로 한국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뮤지션과 한국 인디뮤지션들이 함께 어울려 공연을 펼친다.


2. 앤티크 가구거리

  이태원역 4번 출구로 나와 가로수가 짙게 우거진 길을 따라 걷다보면 고풍스러운 유럽풍 고가구들이 진열되어 있는 거리가 펼쳐진다. 유럽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이곳은 '앤티크 가구거리'다.

   1960년대, 용산 미군기지에 근무하던 미군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사용하던 가구들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앤티크 가구거리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당시 한국에서 서양 가구를 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미군이 버리고 간 가구들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고 가구거리가 형성되었다.

   세월이 흐르고, 한국이 급속도로 경제발전을 이룩하면서 미군들이 내놓은 가구는 흔한 물건이 되어버렸다. 그러자 가구거리의 상인들은 유럽의 비싼 가구들을 수입해 부유층을 상대로 판매하기 시작했고, 2000년대 들어서 고가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유럽의 고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취급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현재 앤티크 가구거리에는 90여개의 가구점이 모여 있다. 이들 대부분 유럽에서 직접 구해 온 고가구와 인테리어 소품들을 취급한다. 다른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오랜 역사와 높은 품질을 지닌 물건들이 많이 때문에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볕 좋은 날, 앤티크 가구거리를 둘러보면 길가에 나와 볕을 쬐고 있는 오래된 가구들과 카메라를 들고 거기를 쏘다니며 진귀한 물건들을 사진에 담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태원의 번화가와는 달리, 앤티크 가구거리에는 우아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정취가 물씬 풍긴다. 번잡한 거리를 벗어나 한 숨 돌리고 싶을 때, 앤티크 가구거리를 찾아 여유로운 산책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이태원 앤틱, 빈티지 페어

  •   매년 10월 이태원 앤티크 가구거리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이다. 각종 빈티지, 앤틱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3. 우사단길

  이태원119 안전센터 뒤로 이어지는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면 낯선 풍경과 마주치게 된다. 아랍어와 한글, 영어가 병기된 간판과 톡 쏘는 향신료 냄새를 풍기는 힐랄음식점, 한국에선 구경하기 힘든 양고기를 판매하는 정육점, 차도르와 히잡을 진열해 놓은 잡화점 등. 무슬림 국가에서 만날 수 있는 가게들이 넓은 길가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이 길의 공식명칭은 우사단로 10길로, 사람들은 흔히 '이슬람 거리', 혹은 '우사단길'이라고 부르곤 한다. 우사단길의 중심에는 이슬람 중앙성원이 자리 잡고 있다. 중세의 성문을 연상케 하는 입구를 지나면 우뚝 선 두 개의 첨탑과 둥근 마스지드(성원)가 웅장한 위용을 뽐내며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1976년 완공된 이슬람 중앙성원은 한국 최초의 이슬람 사원으로, 한국정부가 부지를 제공하고 이슬람 국가들이 건설비용을 부담하면서 만들어졌다. 이슬람 중앙사원은 무슬림뿐만 아니라 외부인에게도 문을 열어놓고 있다. 단 무슬림들의 율법에 따라 짧은 상, 하의는 입을 수 없고 부득이한 경우 사원 측에서 제공하는 무슬림 의상을 둘러야 입장할 수 있다. 주말이면 한국인들을 비롯해, 다양한 나라에서 온 여행객들이 이슬람 중앙사원을 찾는다. 미처 의상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은 무슬림 의상을 두르고 잠시나마 이슬람 신도가 된 듯, 신이 나서 사진을 찍는다. 한국에서 체험하는 이슬람 문화. 다소 엉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경험이 주는 짜릿한 재미야 말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이곳에 사는 무슬림들은 원래 이 마을에 머물던 한국인들과 오랫동안 이웃사촌으로 지내왔다. 우사단길은 좁고 복잡한 골목길과 가파른 계단, 녹슨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낡은 집들이 물샐틈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오래된 동네다. 무슬림들이 이 동네에 자리잡은 건 이슬람 중앙성원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래되고 낡은 동네인 만큼, 방세가 저렴하다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한동안 우사단길은 '외국인들이 많은 위험한 동네'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젊은 예술가와 소상공인들이 몰리면서, 우사단길은 이태원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슬람 중앙성원을 지나 우사단로 10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이들이 운영하는 작은 공방과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가게, 소박한 규모의 펍과 카페, 레스토랑 등이 눈에 띈다. 젊은이들이 우사단길에 가게를 낸 이유는 대부분 다른 곳보다 저렴한 임대료 때문이다. 그러나 돈을 떠나서, 이들은 서울의 엣 풍경과 이색적인 이슬람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우사단길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우사단길 청년공동체인 '우사단단'은 그렇게 우사단길의 매력에 빠져 이곳에 눌러앉게 된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계단장, 동동투어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우사단길을 세상에 알렸고, 그들의 노력 덕분에 주말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동네를 찾고 있다.
 

 
 
 

 

계단장

  •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이슬람 중앙사원 뒤편 계단에서 열리는 프리마켓. 수공예품과 먹거리를 비롯한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한다.
  •   우사단 마을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wosadan

동동투어

  •   지리학자 이영동씨가 이끄는 우사단길 투어 프로그램입니다. 계단장이 열리는 날 사전예약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   동동투어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ddusi2015

4. 세계음식문화거리

  해밀턴 호텔 뒷길을 따라 이어지는 '세계음식문화거리'에선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에 이르기 까지 전 세계 30여개국 음식을 맛 볼 수 있다. 이 거리는 현재 이태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인데,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접하기 힘든 현지 음식을, 현지 입맛에 가깝게 즐길 수 있는 가게가 많다는 점이 인기의 비결이다. 이태원에서 만나는 지구촌의 맛! 세계음식문화거리 속으로 들어가 보자.

1.  모글(Moghul)

1984년 문을 연 인도음식점 모글은 세계음식문화거리에서 가장 오래 된 레스토랑이다. 모글이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한국에서 정통 인도요리를 접하기란 쉽지 않았다. 모글은 한국에 문을 연 1세대 인도음식점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모글은 수석 주방장과 조리사, 지배인, 서버까지 모두 파키스탄인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현지 음식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파키스탄식으로 만들어낸 커리가 일품이며, 아담한 정원에서 즐기는 파키스탄 식 바비큐 요리도 인기다.

2.  코파카바나 그릴(Copacabana Grill)

'코파카바나'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해안도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코파카바나 그릴은 브라질 바비큐 요리 전문점으로, 가게 주인, 요리사, 서버 모두 브라질 사람이다. 코파카바나 그릴은 브라질 전통 꼬치요리인 '슈하스코'로 유명한데, 그릴에 구운 바비큐를 눈앞에서 썰어주기 때문에 최상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중요한 건, 무한리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여행자들이 주린 배를 채우기에는 안성맞춤인 가게다.

슈하스코

  •   양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고기의 각종 부위를 꼬챙이에 끼워 회전 그릴에 구운다음 썰어 먹는 요리입니다. 오래 전, 브라질 남부지방의 목동들이 살코기를 꼬치에 꽂아 구워 먹던 것에서 유래되었다.

3.  젤렌(Zelen)

  불가리아 출신의 젊은 요리사, 미할 아쉬미노프가 동생과 함께 차린 가게, 젤렌은 아시아에서 단 하나뿐인 불가리아 레스토랑이다. TV 맛집 소개 프로에 자주 얼굴을 비추곤 하는 미할 아쉬미노프는 서울 시내 호텔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다가 2007년, 젤렌을 오픈했다. 부드러운 돼지고기 안심에 각종 야채를 곁들여 내는 스튜, '스빈스카 카바르마'를 비롯해 불가리아식 김치라고 할 수 있는 '트루시아',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불가리아 요쿠르트'는 젤렌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별미다.

트루시아

  •   양배추, 토마토, 오이, 브로콜리 등을 소금에 절여 만든 불가리아 전통음식이다. 불가리아는 여름에 트루시아를 담갔다가 신선한 채소가 귀한 겨울철에 먹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4.  게코스 에비뉴 (Gecko's avenue)

   서울을 둘러보다 보면 곳곳에서 유럽 음식을 판매하는 가게들을 마주치게 된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유럽 음식들은 한국인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게코스 에비뉴는 한국에 유럽 음식을 소개한 선구자이자, 유럽 레스토랑 열풍의 진원지다. 게코스 가든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이래 14년간 같은 자리를 지켜온 게코스 에비뉴는 세련된 매장과 넓고 쾌적한 정원을 겸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해산물과 닭고기, 샤프란 향이 한데 어우러진 '지중해 풍 빠에야', 라즈베리를 얹은 '씨푸드 샐러드'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라운지바를 겸비하고 있어 간단한 술과 푸아그라를 비롯한 유럽풍 안주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