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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서울로7017이 개장했다. 찻길이 사람길로 탈바꿈하며 많은 사람들이 오고 다닐 이 길 주변 지역이 서울로7017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서울역의 서부지역에 해당하는 만리동, 중림동, 청파동 근처에서는 서울의 근∙현대 모습을 알 수 있다.

 
알고 보면 곳곳이 역사 및 세월의 흔적과 맞닿아 있는 서울로7017의 일대를 소개한다.

역사문화자원

서울역의 서북쪽으로 가다 보면 보이는 큰 성당, 약현성당 은 1892년에 지어진 한국 최초의 서양식 성당이다. 약현성당에서는 서소문역사공원이 내려다보이는데, 이 두 곳은 그 의미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도심 속 공원으로 사랑받고 있는 서소문역사공원은 1800년대 약 100여 명의 천주교인이 처형된 아픔을 지닌 장소였으며, 이 장소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약현성당이 지어졌다. 이 두 곳이 갖고 있는 역사적 가치는 매우 높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서소문역사공원과 서울역 사이,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거리가 있다. 이곳은 염천교 수제화거리고 1925년 조성된 한국 최초 수제화 유통단지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현재도 25여 곳의 구두  매장과 50여 개의 공장을 포함한 구두 관련 업체 130여 곳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

 
수제화거리에서 약현성당을 지나 조금 더 내려오면 손기정 기념관 이 있다. 이곳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손기정 선수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곳이다. 일제시대, 민족의 긍지를 높여준 손기정 선수의 모교인 양정의숙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2012년 개관하였다.

도보관광코스

코스 : 문화역서울284 -> 국립극단 -> 개미슈퍼 -> 만리시장 -> 성우이용원 -> 효창공원

역사문화자원과는 또 다른 세월이 느껴지는 도보 코스를 추천한다. 옛 서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투박한 멋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이 코스는 문화역서울284 에서부터 시작한다.

 
문화서울역284 뒤쪽으로 돌아 맞은편, 빨간 컨테이너 건물의 국립극단이 있다. 2010년에 세워진 이곳은 약 30년 동안 군부대 시설로 이용되었던 곳이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개미슈퍼와 역시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리시장은 천천히 걸으며 그 세월을 음미하기에 좋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이발소인 성우이용원은 1927년부터 3대째 이어져 왔다. 서울시 미래유산으로도 지정되어 그 가치와 역사를 인정받고 있다.

 
마지막 장소인 효창공원은 조선의 22대 왕인 정조의 아들, 문효세자의 묘원이었으며, 1940년부터 정식 공원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이곳에는 일제시대에 항일투쟁으로 목숨을 잃은 분들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어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맛집

베리스트릿키친

서울역 고가도로 옆 도로변에 자리한 베리스트릿키친은 외관에서 주는 느낌부터 주변 상점들과 확연히 다르다. 오래된 석조 건물에 풀들이 무성한,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이 건물은 실제로 지어진 지 100년이 넘었다.
세계 각국의 길거리 음식을 기본으로 한 메뉴를 맛볼 수 있으며, 메뉴 명에도 세계 주요 도시가 들어간다. 방콕 카이카프라오, 타이페이 삼겹살찜, 오사카 야키소바, 로마 파스타 등의 이국적 요리와 프랑스 김치찜, 해운대 어묵 카르파쵸, 통영 생굴, 완도 매생이 리조또 등 적절히 퓨전된 요리까지 다양하다.

리즈너블한식당

서울역 서부교차로 안쪽의 골목을 꺾어 들어가면 나오는 이곳은 간판이 따로 없다. 실내도 그리 넓지 않은, 아담한 규모다. 왠지 모르게 사장님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이곳의 주메뉴는 닭볶음탕이지만 식사만 하기보다는 다양한 안주거리와 술도 함께 즐기길 추천한다.
해가 저물고 어둑해지는 저녁 무렵,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닭볶음탕과 안주거리 하나 식탁에 놓여 있는 풍경이 제법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