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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애호가들의 성지(聖地)

경리단길 수제맥주 순례

골목 곳곳마다 개성 강한 카페와 이색 맛집, 이국적 술집이 즐비한 경리단길은 유행에 민감한 서울의 20~30대 젊은 층이 ‘순례’하는 이른바 핫플레이스다. 서울에서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인 만큼 세계 각국의 현지인들이 빚어낸 이국적인 문화가 매력적인 곳이다. 서울에서 나이트 라이프 를 즐길 수 있는 이태원 에서 불과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한 경리단길은 한국의 수제맥주 부흥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2010년대 초반부터 경리단길의 몇몇 펍(Pub)에서 자체적으로 맥주를 양조하기 시작했고 점차 인기를 끌면서 수제맥주의 열풍은 서울과 지방까지 확대되었다. 경리단길의 수제맥주 열풍을 계기로 기존의 라거(Lager) 맥주가 주류를 이뤘던 한국의 맥주 시장 판도가 바뀌었다는 평이다. 한국 수제맥주의 요람지, 경리단길에서 즐길 수 있는 맥주의 매력을 소개한다.

고유한 레시피로 빚어낸 맥주의 참맛

경리단길 수제맥주를 한층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가게 오너들의 독창적인 제조법에 있다. 그들만의 고유한 제조법으로 직접 생산한 에일(Ale) 맥주는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독창적인 풍미를 자랑한다. 경리단길에서는 풍부한 과일 향과 톡 쏘는 맛의 페일 에일(Pale Ale), 커피 향이 진한 흑맥주 스타일의 포터(Porter) 맥주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에일을 맛볼 수 있다.

수제맥주 입문자에게는 샘플러가 답

경리단길의 펍에서는 수제맥주 입문자들을 위한 샘플러를 제공한다. 특히 라거와 에일을 다양하게 구성한 7가지 맥주를 샘플러로 제공해 한 자리에서 다양한 풍미를 맛볼 수 있다. 수제맥주 입문자라면 우선 샘플러를 주문해 다양한 맛을 음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라거 맥주 VS 에일 맥주

맥주는 발효과정의 효모와 온도 차이에 따라 라거와 에일로 구분된다. 라거 맥주는 4~10도의 낮은 온도에서 6~10일간 발효시켜 목 넘김이 짜릿하고 맛이 깔끔하다. 한국산 맥주 대부분은 라거 스타일이다. 에일 맥주는 16~21도의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3~6일 정도 발효시킨 것이다. 부드러운 과일 향과 묵직한 단맛이 특징이다.

피맥(피자+맥주)문화를 이끄는 핫플레이스

치맥은 한류스타 전지현, 김수현 주연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등장해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유명세를 탄 음식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치맥 외에도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피맥(피자+맥주) 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수제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레 그와 어울리는 피맥도 인기를 끌게 된 것. 피맥의 원조는 경리단길에 있는 작은 가게에서 시작되었다. 얼굴이 가려질 만큼 큼직한 치즈피자 한 조각과 에일 맥주의 조합은 한 끼 대용으로 손색없을 만큼 든든하고, 그 맛도 환상적이다.

피자를 좋아하지 않는 당신을 위한 추천 안주

피자 외에도 수제맥주와 잘 어울리는 안주는 무궁무진하다. 소고기 패티에 베이컨과 카라멜라이즈 어니언, 상큼한 채소를 곁들인 정통 수제버거, 와사비 마요네즈 소스에 찍어 먹는 칼라마리(오징어튀김), 튀김옷을 얇게 입혀 바삭하게 튀겨낸 채소튀김, 체더치즈 조각에 올려 먹는 매콤하게 양념한 아몬드는 훌륭한 곁들임 안주다.

한 자리에서 여유롭게 즐기는 세계 맥주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경리단길은 마치 보물섬과도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는 흔히 접하기 어려운 전 세계의 다양한 맥주를 한곳에 진열해놓은 가게, 펍 등을 만날 수 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동네 슈퍼인데 자체 보유하고 있는 세계맥주 가짓수는 400여 종이 넘는 속이 알찬 가게도 있고, 훈남 오너가 운영하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세계맥주를 파는 펍도 있다. 동네 주민처럼 격식 없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원하는지, 혹은 분위기를 내며 맥주 한잔을 즐기고 싶은지 개인의 취향에 맞춰 세계맥주를 즐길 수 있다.

경리단길에서 세계 맥주를 즐기는 소소한 팁

선반에 빽빽하게 진열된 각국의 맥주 종류에 압도되었다면 주저 말고 가게 오너에게 물어보라. 당신의 맥주 취향에 맞는 맥주를 추천해줄 것이다. 슈퍼의 경우 가게 옆쪽으로 마련된 노상 테이블에서 구입한 맥주를 마실 수 있는데, 이곳은 다른 곳에서 사 온 안주 반입이 가능하다. 만약 돈 부담 없이 맥주 한잔하고 싶을 땐 한국의 스낵 과자를 구입해 맥주와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