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아침저녁으로 공기가 꽤 차가워졌다. 길거리 나무들이 붉게 혹은 노랗게 원색의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소임을 다한 나뭇잎들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을이 깊어지는 증거일 테다. 거리에 나뒹구는 떨어진 낙엽에는 쓸쓸함이 조금 묻어 있는 것만 같다. 괜히 센티멘털해진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향이 깊은 커피 한 잔이다.
바람이 분다.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 그리고 가는 바람에도 춤을 추듯 살랑거리는 코스모스와 억새를 즐길 시간은 길지 않다. 지금 바로 멋진 트렌치코트를 입고 길을 나서자. 짧아서 더 아쉬운 가을을 흩날리는 낙엽과 함께 만끽할 수 있는 멋진 카페 3 곳을 만나보자.
트렌치코트가 바람에 나부낀다. 바쁘게 걷는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가을이 깊어짐을 느낀다. 서울 도심도 가을과 함께 색이 변한다. 더불어 감성도 짙어진다. 서울에서 감성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을지로다. 도심의 중심에서 높은 빌딩과 오래된 상가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을지로에서 ‘감성’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 세운상가다. 도시 재생 사업으로 새롭게 태어난 이곳은 레트로 열풍과 맞물려 이제는 서울에서 손꼽히는 명소가 되었다. ‘빈센조’ 등 한국 드라마 배경으로도 자주 나오는 이곳에 가을 감성 듬뿍 담은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멋진 카페가 있다.
챔프커피 는 각자의 길을 가던 삼 형제가 의기투합해 만든 카페다. 챔프 커피의 메뉴들은 배워서 만든 메뉴가 아닌 본인들이 직접 경험하고 고민해서 만들어낸 메뉴인 까닭에 다른 곳과는 차별화 된 자신들의 맛을 자랑한다. 시그니처 메뉴인 ‘챔프커피’는 절묘한 바디감을 자랑하는 원두와 우유의 완벽한 비율로 극강의 맛을 자랑한다. 커피 맛을 최우선으로 하는 챔프 커피에서는 원두 종류도 원하는 것으로 선택이 가능하며, 비건이나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우유 대신 오트 밀크로 변경도 가능하다.
챔프커피에서 빼 놓을 없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쿠키다. 이미 맛을 좀 아는 사람에게는 너무도 유명한 챔프커피의 핸드메이드 쿠키는 꼭 먹어보자. 커피와 쿠키의 환상적인 조합이 당신의 미각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챔프커피에서는 원두와 드립 백 구매는 물론 쿠키도 선물용 포장이 가능하다.
챔프 커피의 내부는 그다지 넓지 않지만 대신 외부에는 꽤 많은 좌석이 있으므로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을지로의 힙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걷기에 좋은 계절 가을이다. 챔프커피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세운상가에서 힙을 느낀 뒤 청계천을 따라 산책을 해보자.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와 함께 아름다운 서울, 을지로 거리가 당신의 마음을 감동시킬 것이다.
눈이 부시게 푸른 하늘, 뺨을 간질이는 바람이 좋다. 가을이 가기 전 멀지 않은 곳이라도 좋으니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가을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그럴 때 이곳으로 가자. 한적하고 조용한 은평 한옥마을, 그곳에 그림처럼 가을의 산과 분위기를 누릴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카페 ‘1인1잔’ 이다.
심플한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한국 전통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격자문과 디딤돌, 벽에 장식되어 있는 다양한 모양의 소반과 차 도구들이 바깥의 한옥 풍경과 잘 어우러진다. 메뉴를 주문하면 일반 쟁반이 아닌 소반 위에 음료와 디저트가 나와 먹는 기쁨과 함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1인 1잔’이 있는 건물은 총 6개 층으로 되어 있다. ‘1인 1잔’은 이 중 3개 층과 루프탑 이용이 가능하다. 건물의 1층과 2층은 카페 전용 공간이며, 3층은 카페와 함께 karimoku 가구 쇼룸이 함께 있다. 4층과 5층은 ‘1인1상’으로 디저트와 브런치 메뉴를 판매하는데 이곳에서는 디저트를 한 상 차림으로 즐길 수 있으며, 5층에는 한옥 별채 공간이 있는데 좀 더 조용하고 분리된 공간을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6층 루프탑인 옥상정원은 1층에서 음료를 주문한 뒤 이용이 가능하다. ‘1인 1잔’의 큰 통 창 너머로 펼쳐지는 전통 한옥의 선과 미, 그리고 그 뒤로 산수화의 배경 같은 북한산 뷰와 함께 가을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1인 1잔에서는 커피와 전통차 등 음료 외에도 앙금절편, 바나나 떡 등 한국 전통 떡을 이용한 디저트 메뉴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1층과 2층을 제외한 공간은 노키즈존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주차는 6대 정도만 가능하니 근처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오색의 단풍으로 물들어 있는 아름다운 북한산을 배경으로 고즈넉한 한옥이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1인 1잔으로 가보자. 가을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깊어지는 가을을 즐기기에 아름다운 동네를 산책하는 것만 한 것이 또 있을까? 연희동은 인근의 홍대 거리나, 연남동이랑은 분위기가 다르다. 서울에서 오래된 부촌 중 하나인 연희동은 고즈넉하면서 아늑하다. 예술적인 감각의 단독 주택들, 담장 너머 보이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가꾼 정원수들은 연희동만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조용하지만 감각적인 이 거리에 가을을 한껏 즐기기에 좋은 카페 ‘콘하스’ 가 있다.
콘하스는 상가들이 늘어서 있는 골목에서 한 걸음 떨어져 멋진 주택들이 늘어서 있는 주택가 한가운데 있다. 인근의 주택들이 그렇듯이 콘하스 역시 겉으로 보기에도 꽤나 으리으리하다. 일반 주택을 개조해 만든 이곳은 커다란 규모와 건물의 외부에서 볼 수 있는 노출 콘크리트 덕에 차가운 도시 건물 같은 첫인상을 준다. 하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외부와는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콘하스는 기존 주택을 개조해 만든 카페다. 주택이었을 당시 주거의 모습은 걷어냈지만, 공간의 일부를 새롭게 해석하고, 당시 사용하던 가구와 문들은 재사용해 이 공간의 일부로 재생시켰다. 그 결과 옷장이 메인테이블로, 가구 문과 방문들은 의자와 테이블로 변신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재미와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 했다.
콘하스는 총 세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카페 입구가 있는 1층을 기준으로 올라가면 2층, 내려가면 지하 공간이 나온다. 그리고 각각의 층도 여러 공간으로 나누고 공간마다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하에는 중정이 있으며, 2층은 실내와 야외 테라스로 구성되어 있다. 2층의 실내 공간은 룸으로 된 좌식 공간으로 프라이빗 한 장소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건물 가운데가 뚫려 있어 앉는 좌석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콘하스의 시그니처 공간은 바로 수영장이다. 도심 속 주택 안에 있는 수영장과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이채롭다. 콘하스에서만 볼 수 있는 이 풍경속으로 뛰어 들어보자. 수영장 가에 앉아 내리쬐는 가을 햇살을 느끼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은 가을이라는 계절을 온전하게 즐기게 해준다. 콘하스는 스페셜 티부터 일반적인 커피 종류, 디저트와 브런치 메뉴까지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연희동 주택가 특성상 주차가 어려우니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이번 가을에는 서울시 건축상을 받기도 한 감각적인 공간 콘하스에서 시간을 보내 보자. 색색의 낙엽들과 더불어 당신의 감성을 충전시켜 줄 것이다.
※ 2022년 10월에 작성된 기사로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운영 여부 및 시간이 변동될 수 있으니, 사전 확인 후 방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