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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리단길 성공 후 핫플레이스가 된 동네에는 ‘-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서울 송파의 송리단길, 수원 행궁동의 행리단길, 부산 해운대의 해리단길, 강원 양양의 양리단길 등등. 그런데 신당동은 신리단길이 아닌 힙당동으로 불린다. 이유는 무엇일까. 물음표를 품고 신당동으로 향했다.
신당동은 마을에 신당이 많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신당이란 신을 모시는 무당집을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도성 안에서 사람이 죽으면 광희문을 통해 성 밖으로 옮겼는데, 그 길목에 무당들이 신당을 차리고 광희문을 지나간 영혼을 달랬다고 한다.
거의 사라졌지만 지금도 신당동에는 몇 개의 신당이 남아 있고, 신당 콘셉트의 바도 생겨났다. 신당동 이야기는 서울중앙시장과 싸전거리로 이어진다. 신당역 1번과 2번 출구 사이에는 서울중앙시장이 있다. 과거 ‘성동시장’이라 불렸던 이곳은 남대문시장과 동대문시장에 이어 서울 3대 시장으로 불렸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곡물시장으로 번영했는데, 현대그룹 창업주 故 정주영 회장의 첫 사업인 쌀가게도 신당동 싸전(곡식)거리에 있었다. 한때 서울 시민이 소비하는 양곡의 70% 이상이 거래될 정도였다고 한다.
이후 외식 사업이 성장하면서 주방기구와 주방가구를 취급하는 주방 관련 용품 전문 시장으로 성장한 서울중앙시장은 이후 현대화 작업을 거쳐 시장 지붕에 아케이드가 설치됐다. 이를 중심으로 골목길이 개미굴 같이 퍼져 있는데, 현재 9개 구역으로 나뉘어 양곡, 포목, 가구, 해산물, 청과, 채소, 닭과 돼지 부산물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한다. 이 골목은 다시 포장마차 제작 거리, 가구 거리, 주방기구 거리, 황학동 벼룩시장 등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큰 시장에 먼 길을 오가는 이들이 많았고, 자연스럽게 여인숙촌이 형성됐다.
외식 대부들이 만든 줄 서는 식당, 하니칼국수
외관은 마치 수십 년 된 골목 노포 식당처럼 소박하지만, 내부에 들어서면 의외로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공간이 펼쳐진다. 용산 몽탄, 약수 금돼지식당, 청담 뜨락 등 소문난 맛집 대표가 만든 ‘코리아 미트 클럽’의 솜씨다. 2021년 문을 연 하니칼국수는 노포 같은 정겨운 분위기를 살리면서 위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오픈 주방을 택했다. 바 테이블도 배치해 혼밥이나 혼술을 즐기기에도 좋다.
대표 메뉴는 알곤이칼국수. 신선한 명란과 곤이를 푸짐하게 담아주는데, 쫄깃한 생면과 얼큰한 육수가 어우러져 깊은 감칠맛을 낸다. 기후변화로 국내산 명태가 거의 잡히지 않아 최상급 러시아산으로 사용하며, 1년 이상 냉동 숙성된 명란을 사용한다고. 하니보쌈을 주문해 배추 위에 두툼한 수육을 얹고 함께 나오는 명태 미나리 무침과 청어알에 싸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공기밥을 무료로 제공한다.
하니칼국수
서울시 중구 퇴계로 411-15
10:30 ~ 22:00 (브레이크 타임 14:30 ~ 17:00)
2/6호선 신당역 12번 출구에서 143m
빈티지 프랑스 무드의 소품 숍, 세실앤세드릭
아우어 베이커리, 나이스 웨더, 올드 페리 도넛 등의 힙한 브랜드 매장을 디자인한 스튜디오 엑세스 엑셀을 이끄는 김성완 대표가 운영하는 감도 높은 프렌치 빈티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고미술을 공부한 빈티지 컬렉터 세실과 가드닝과 캠핑을 좋아하는 철학 전공자 세드릭 커플이 사적인 컬렉션’이라는 가상의 콘셉트를 시각화해 공간에 풀어놓았다.
매장은 정면이 좁고 안쪽으로 긴 형태다. 1층에는 디퓨저와 룸스프레이 등 자체 제작한 향 아이템을 중심으로 클래식하고 감각적인 소품이 높여 있고, 2층에는 그릇, 러그, 티코스터, 패브릭 포스터, 의류 등 리빙 소품이 가득하다. 1층과 2층 사이는 ‘세드릭’의 취미생활을 보여주려는 듯 가드닝 관련 아이템을 전시했다. 자체 제작한 클래식하고 감각적인 아이템과 유럽 곳곳에서 수집한 빈티지 아이템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즌 별로 과일이나 식물 등 자연물을 모티브로 다양한 소품을 제작하는데, 티셔츠, 앞치마, 그릇, 키링, 포스터, 벽지 등을 제작하며 패키지와 인테리어까지 통일성 있게 바뀐다.
세실앤세드릭
서울시 중구 퇴계로 81길 8
12:00 ~ 19:00 (금요일과 토요일은 20:00까지)
2/6호선 신당역 1번 출구에서 80m
힙당동의 중심, 서울중앙시장
여행하면서 재래시장 구경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 알록달록 싱싱한 제철 과일과 채소, 모자란 듯 먹어야 더 맛있는 주전부리, 신선한 재료로 만든 명물 음식까지 시장에는 모든 게 있다. 서울중앙시장은 예전보다 규모가 작아졌지만, 여전히 규모가 크다. 긴 아케이드를 중심으로 늘어선 상점에는 맛집이 즐비하다.
‘이포어묵’은 생선살과 감자전분을 사용해 밀가루 없이 만드는 수제 어묵으로 유명하고, ‘옥경이네 건생선’은 반건조 생선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으로 갑오징어 구이와 민어찜이 인기다. 기름 없이 구워 담백한 할머니 호떡과 주문과 동시에 쪄주는 코끼리 만두,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전집과 당일 판매 원칙의 반찬집, 취향대로 골라 먹기 좋게 소포장해둔 떡집 등 먹거리가 다양하다. 시장 한쪽에는 마음에 드는 음식을 포장해 먹을 수 있는 ‘어울쉼터’가 있다.
1971년 개장한 신당지하상가에는 2009년 신당창작아케이드가 들어섰다. 서울시 대표 공예/디자인 창작공간으로, 매년 공모를 통해 입주 작가를 선정하고 다양한 창작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총 35개의 개인 창작공방이 있으며, 갤러리와 아트마켓을 갖추고 있어 공예/디자인에 관심이 많다면 둘러보기 좋다. 작가들의 작업실은 사적인 공간이지만, 각자의 작업물로 윈도우를 개성있게 꾸며 볼거리가 많다. 운이 좋으면 작업하다 쉬고 있는 작가와 작품에 대해 대화할 기회가 올 수도 있다.
서울중앙시장
서울시 중구 퇴계로 85길 36
07:00 ~ 24:00 (매장마다 상이)
2/6호선 신당역 2번 출구
60년된 여인숙의 변신, 카페 레레플레이
황학동 가구시장 안쪽 차도 들어오지 못하는 좁은 골목을 따라 헤매다 보면 제주도 돌담을 옮겨온 듯한 카페가 나타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신세계가 펼쳐진다. 레레플레이는 ‘Replay’에 ‘Re’를 더해 붙인 이름으로 나를 위해 살면 지구가 저절로 깨끗해진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오래된 여인숙을 감각적인 카페로 변신시킨 것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윤이서 씨, 원래 건물주의 의뢰로 고쳐 짓다가 카페 주인이 됐단다. 복잡한 구조를 그대로 살리고, 돌과 흙, 나무로 자연을 더했다.
1층 중앙에는 수령이 1백 살이 넘는 무화과 나무를 심었는데, 리모델링 과정에서 2층 바닥이 무너지면서 드러난 공간을 중정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2층은 대부분의 좌식 테이블이 대부분이고, 한국 전통의 멋이 느껴지는 공예품과 민예품을 놓아 갤러리처럼 꾸몄다. 중정으로 무화과나무가 보이고, 바깥으로 통하는 야외 정원이 있어 초록의 싱그러움을 더한다. 스페셜티 커피 외에 유기농 티가 주력 메뉴. 제철 유기농 식재료를 손 반죽한 수제 스콘, 제주 유기농 목장에서 가져온 플레인 요거트에 제철과일과 유기능 곡물 후레이크 등을 더한 요거트볼, 자연농법으로 만든 무정과 세트, 유기농 아이스크림 등 유기농 디저트와 곁들이기 좋다.
레레플레이
서울시 중구 퇴계로 81길 14-6
목~일요일 12:00 ~ 21:00
2/6호선 신당역 1번 출구에서 100m
신당동에 ‘힙당동’이라는 별명이 생긴 건 2022년이다. 1968년 지어진 오래된 일본식 곡식 창고를 감각적으로 개조한 카페 아포테케리를 시작으로 2017년부터 카페와 레스토랑이 들어섰고, 레트로 열풍을 타고 젊은 세대와 외국인 여행자에게 인기를 끌며 범위를 넓혀 나갔다. 새로 생긴 힙한 공간들은 옛 건물을 부수지 않고 골조를 유지한 채 둥지를 텄고, 덕분에 트렌디한 카페와 음식점, 펍, 소품 숍이 오래된 노포와 재래시장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었다. 겉은 올드한데 속은 트렌디한 분위기가 신당동에 힙당동이란 별명을 붙게 한 듯하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특별한 삶이 있는 곳이다.
Box. 신당동 떡볶이 타운
신당동 하면 조건 반사처럼 떠오르는 떡볶이. 얇은 냄비에 떡과 소스, 다양한 토핑을 얹어 끓여먹는 신당동식 즉석 떡볶이는 쫄깃한 밀떡과 매콤하면서 감칠맛 강한 고추장 소스의 조화가 예술이다.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나고 마복림 할머니는 신당동에서 떡볶이를 팔기 시작했다. 떡에 고추장과 춘장을 섞은 소스를 넣고 버무려 팔다가 한 여학생이 라면을 가져와 같이 끓여 달라고 한 것이 계기가 돼 다양한 사리를 추가한 즉석 떡볶이가 탄생했다고 한다. 할머니의 떡볶이가 인기를 끌자 떡볶이집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1980년대에는 DJ박스 등의 문화가 더해지며 전성기를 누렸다. 지금도 주말이면 추억을 찾아 신당동 떡볶이 타운을 찾는 이들로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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