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웠던 밤바람도 어느덧 선선하게 느껴지는 봄날. 밤의 한강을 찾기 좋은 시즌이 왔다. 돗자리를 들고 익숙한 공원으로 향하는 대신, 한강의 또 다른 얼굴을 내려다보러 가는 건 어떨까? 서울의 밤을 밝히는 불빛들을 만날 수 있는 마포구의 숨겨진 야경 명소를 소개한다. 야경 보러 가기 전에 방문할 만한 3곳의 로컬 매장은 덤이다.
한적한 분위기에서 한강 뷰를 즐기고 싶다면 마포새빛문화숲으로 향해보자. 마포새빛문화숲은 우리나라 최초의 화력발전소인 (구) 당인리발전소 부지에 생긴 근린공원이다. 노후화된 시설을 폐지/정비하는 과정에서 발전소를 지하화했으며, 지상에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했다.
어린이놀이터와 넓은 잔디마당, 화사한 꽃밭 등을 거닐며 아이 혹은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즐기기 좋다. 하이라이트는 조망지점에 올라 바라보는 한강과 여의도의 야경. 특히 노을 지는 시간에 방문하면 강변북로를 달리는 퇴근길 차량 행렬을 비롯한 서울의 아름다운 저녁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강변을 달리는 사람들. 분주히 귀가하는 자동차. 풀숲이 우거진 밤섬과 강 너머로 보이는 여의도 금융가의 고층 빌딩들까지. 이질적인 요소들이 한데 모여 만들어내는 서울만의 시티뷰를 여기 마포새빛문화숲에서 만끽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이용하면 망원 한강공원으로 바로 이어져, 봄밤의 여운을 더 오래 즐기기 좋다.
서울 마포구 당인동 1
지하철 2, 6호선 합정역 7번 출구 (도보 10분)
마포새빛문화숲으로 야경을 보러 가기 전,
먹고 마시고 구경하기 좋은 합정-상수 로컬 숍 3곳을 추천한다
합정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는 분들에게, 동시에 커피 맛도 포기할 수 없는 분들에게 파스텔커피웍스를 추천한다. 2011년에 문을 연 이곳은 합정 본점과 서촌점 두 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전국 카페에 원두를 납품하기도 하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 로스팅 기업이다. 합정역 인근에 자리한 본점의 경우, 창문에 적힌 '원두상점'이라는 별명처럼 다양한 종류의 커피 원두를 둘러보고 구매할 수 있는 구역도 마련해 뒀다.
1층에서 주문을 하고 지하로 내려가면 투박한 인더스트리얼 디자인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짙은 회벽과 파이프라인 아래 밝은색의 우드 가구를 배치했고, 지하임에도 높은 층고와 커다란 통창으로 들어오는 햇빛 덕에 답답하거나 차갑다는 인상은 들지 않는다.
친절하고 프로페셔널한 바리스타에게 커피 추천을 받아보면 어떨까. 여러 원두를 구비한 곳인 만큼 평소 익숙하지 않은 향과 맛에 도전해 보는 것도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사진 속 드립 커피 '에티오피아 벤치 마지 게이샤'는 '커피에서 이런 맛이 난다고?' 할 만큼 열대과일의 화사한 단맛이 일품인 커피다. 여기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를 찾는다면 콜드브루로 추출한 커피를 얼음으로 만들어 넣은 '큐브 더치'를 주문해 볼 것. 설탕 시럽이 들어가 바닐라 라테만큼 달콤하나 콜드브루 특성상 훨씬 더 깔끔한 끝맛을 자랑한다. 쌉싸름한 아메리카노에는 파스텔커피웍스의 대표 디저트인 '바나나브레드'를 곁들여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서울 마포구 성지길 58 1층, 지하1층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7번 출구 (도보 4분)
주중 08:30~18:00 주말 10:00~19:00
상수동 카페거리 끝자락, 그문화다방은 14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네 터줏대감 매장이다. 홍익대학교 인근 중심가와는 달리 차분한 분위기가 감도는 골목에 위치해 친구나 연인, 혹은 가족과 함께 여유로운 식사를 즐기고 가기 좋다.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계절 파스타는 꼭 먹어봐야 할 대표 메뉴. 초봄의 냉이·바지락을 시작으로 4월 쭈꾸미·미나리, 5월 성게알 등 주기적으로 교체되는 오일 파스타는 재방문을 부르는 일등공신이다.
세트로 주문할 시 양파 수프와 그린 샐러드가 함께 제공된다. 깊고 진득한 풍미를 자랑하는 양파 수프는 3시간의 캐러멜라이징 과정을 거친 양파에 화이트 와인을 넣고 다시 4시간 이상 끓여 만드는 정성 가득한 음식. 위에 얹은 페이스트리를 깨서 함께 떠먹는 재미가 있다.
식사에 곁들이는 와인 또한 그문화다방의 핵심 요소다. 상시 250여 종의 와인을 구비하고 있으며, 별도의 와인 리스트를 통해 하나하나 확인해 볼 수 있다. 가볍게 한 잔만 마시고 싶은 이들을 위한 글라스 와인도 제공하거니와, 논알콜 맥주와 커피 역시 주문 가능하니 참고할 것. 감칠맛 넘치는 계절 파스타에 기분 좋은 산도를 머금은 화이트 와인을 페어링해 즐겨보면 어떨까.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3길 49 1층
지하철 6호선 상수역 4번 출구 (도보 6분)
주중 12:00~01:00 주말 14:00~19:00 (휴무 : 매주 화요일)
모자이크 웨스트에 들어갈 땐 어느 정도 각오가 필요하다. 나무 장을 가득 채운 7천 장 이상의 음반을 훑다 보면 시간이 금세 지나가기 때문이다. 마음에 쏙 드는 보석 같은 앨범을 만나는, 발견의 재미가 있는 가게. 모자이크 웨스트는 중구 신당동에 본점을 둔 중고 음반 전문점 모자이크의 2호점이다.
오후 볕이 환하게 드는 입구를 지나면 펼쳐지는 높은 천정과 기다란 구조의 내부 공간. 균일한 색상의 진열대가 펼쳐지고 장르별로 분류된 LP는 가지런히 늘어선 채로 예비 주인을 기다린다. 화려한 치장 없이 음반에만 집중하기 좋은 쾌적한 환경에서 열심히 판을 고르고, 구매하고자 하는 음반은 턴테이블 시스템을 이용해 바로 청음 해볼 수 있다.
소울, 재즈, 팝, 힙합, 시티팝, 일본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반이 구비돼 있다. 3,300원에 판매하는 음반도 있을 정도로 합리적인 가격대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이점. 저렴한 가격에 희소한 올드 LP를 구하고 싶다면 진열대 하단을 꼭 확인해 보자.
서울 마포구 토정로 113 1층
지하철 6호선 상수역 3번 출구 (도보 5분)
13:00~20:00 (휴무 : 매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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