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은 한국 민주화 운동과 학생운동을 대표하는 지역 중 하나이다. 이곳엔 그 시절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던 학생들이 찾았던 가게들이 있다. <오래가게 청춘 로드>에선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신촌을 지키고 있는 ‘오래가게’와 함께 그 시절 청춘들의 열정과 낭만, 그리고 학생운동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신촌을 대표하는 만남의 장소
홍익문고는 ‘홍익인간’을 모티브로 한 ‘홍익정신’을 경영철학으로 삼은 서점이다. 이들의 ‘홍익정신’은 ‘직원, 거래처, 가족, 손님을 이롭게 하라’로, 그 신념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서점 맞은편 신촌 거리 한복판에 피아노를 내놓은 곳도 바로 홍익문고로, 이따금 누군가 피아노 연주를 시작하면 그곳에 사람들이 둘러서며 작은 콘서트장이 된다. 신촌의 랜드마크이자 대표적인 만남의 장소 중 하나인 홍익문고는 2012년 신촌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사라질 뻔하였으나,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대로 지금까지도 그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주소: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2 홍익문고
○영업시간: 10:00-21:30
민주화 운동 시기 학생들의 아지트가 되어준 음식점
훼드라는 신촌 학생 민주화 운동 역사를 함께한 가게다. 가게의 이름은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는 뜻의 영화 제목에서 따왔다고 한다. 훼드라의 최루탄 해장라면은 최루탄 가스만큼 눈물 나게 매운 라면이라는 의미로, 선대 사장님이 투쟁을 멈추지 않던 당시 학생들을 기리는 마음으로 만든 메뉴라고 한다. 청양고추와 조개, 콩나물 등을 넣어 끓이는 최루탄 해장라면은 맵기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가장 매운 단계의 라면과 계란말이를 같이 주문해 먹는 것이 이곳을 즐기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훼드라에는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사진들이 가게 내부에 진열되어있다. 훼드라의 선대 사장님은 학생운동으로 쫓기는 이들이 숨을 수 있도록 늦게까지 가게를 운영하고, 감옥에 있는 학생들을 위해 영치금을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민주화 운동의 후원자이자 동지로서 뜨거운 삶을 살아간 선대 사장님에 이어 현재 사장님이 훼드라의 이름과 그 정신을 지켜가고 있다.
○주소: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5길 32
○영업시간: 매일 11:00~21:0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대한민국 사적 제276호
홍익문고와 훼드라를 지나 신촌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학생운동의 역사를 함께하고 있는 또 다른 장소를 만나게 된다. 1980년대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인물 중 하나인 이한열 열사가 재학했던 곳이자 최루탄을 맞고 쓰러질 당시 학생운동이 일어났던 장소인 연세대학교다.
연세대학교 정문에 들어서면 아름답게 펼쳐진 교정과 함께 언더우드관을 만날 수 있다. 1924년 준공되어 어느덧 100년이란 세월을 앞둔 이 석조건물은 연세대학교의 전신이었던 연희전문학교의 설립자인 H.G.언더우드 박사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졌다.
담쟁이덩굴로 덮인 석조건물의 고풍스러운 분위기 때문인지 영화나 광고 촬영지로도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내부로 출입은 어렵지만, 주변을 한 바퀴 거닐며 자연과 아름다운 건물을 느껴보자.
○주소: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50
청춘들의 문화와 소통공간이 되어준
독수리다방은 과거 민주화 운동을 하던 학생들의 소통공간이었다. 본래는 음악다방으로 시작하여 대학생들의 만남의 장소였다가 시대적 풍파를 겪으며 학생운동의 아지트이자 한국 문인들의 단골집이 되었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 약속을 잡고 안부를 전하기 위해 독수리 다방에 쪽지를 남겨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곤 했다. 그 전통을 살려 가게 외부에는 포스트잇을 붙일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다.
독수리다방은 2005년 경영난으로 폐업했다가 2013년 선대 사장님의 손자가 재개업했다. 현재 이곳은 독수리빌딩의 8층에 위치한 루프탑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단체 손님이 이용할 수 있는 룸 공간도 있으며, 카페 내부에는 담소를 나누거나 공부를 하는 학생들로 가득하다.
외부 테라스 좌석으로 이동하면 신촌 일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테라스에 앉아 신촌의 경관을 바라보며 열정과 낭만으로 가득했던 청춘들의 이야기를 떠올려보자.
○주소: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36 독수리빌딩 8층
○영업시간: 11:00-23:30 (라스트오더 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