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이 하루하루 짙어지는 5월, 서울의 거리 곳곳에선 ‘야장’이 제 계절을 맞는다. 야장이란 야외에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손님을 맞는 방식으로 주로 밤에 즐기는 서울의 거리 문화를 말한다. 자유롭고 캐주얼한 분위기 속에서 즉흥적인 만남과 식사가 가능하다는 점이 실내 공간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러한 야외 식문화는 서울 시민들뿐만 아니라 색다른 여행의 한 장면을 찾는 관광객 사이에서도 점점 인기를 끌고 있다. 거리의 포장마차에서 매콤한 낙지볶음과 소주 한 잔을 나누거나, 한강변에 둘러앉아 삼겹살을 구워 먹는 순간은 어느덧 서울의 맛있는 풍경이 되었다. 서울에서 야장 문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네 곳을 소개한다.
■ 종로3가 포차 거리
서울의 밤을 가장 생생하게 즐기고 싶다면 종로3가 포차 거리로 향해보자. 이곳은 젊은 인파로 가득한, 마치 야시장 같은 분위기로 활기가 넘친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오후 5시 무렵이면 골목 곳곳에 포장마차가 하나 둘 세워지고, 손님을 맞을 준비가 시작된다.
익선동의 고풍스러운 한옥 골목과 인접해 있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으며, 닭발, 계란말이, 우동, 해물파전 등 한국의 대표 길거리 음식들을 소주, 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단, 자리가 비좁은 데다가 피크 시간대에는 붐비는 경우가 많으니 여유 있게 방문하는 것이 좋다.
서울시 종로구 종로 132
지하철 1/5호선 종로3가역 부근
■ 잠부동 더 나인
한강을 바라보며 삼겹살을 구워 먹는 경험은 서울 야장의 정점을 찍는다. ‘잠두봉 더 나인’은 바로 그런 특별함을 선사하는 공간이다. 과거 선착장을 개조해 만든 마포구에 위치한 레스토랑으로 야외 테라스에서 노을과 함께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한강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았다.
대표 메뉴는 삼겹살과 소주, 여기에 라면을 직접 끓일 수 있는 DIY 조리기까지 갖춰져 있어 방문객의 오감을 자극한다. 이곳 사장님 말에 따르면 손님 중 약 30%는 유럽이나 동남아시아 등에서 온 외국인 손님이라고 한다. 한강과 노을, 그리고 맛있는 삼겹살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추억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서울시 마포구 마포나루길 582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8번 출구
■ 압구정 도어 투 도어
전통적인 야장 스타일과는 조금 다르지만, 마치 유럽의 오픈 카페를 떠올리게 하는 매력적인 브런치 카페가 있다. 서울 강남의 중심 압구정 로데오에 자리한 ‘도어투도어’는 오픈형 인테리어와 야외 테이블 덕분에 동네 주민들의 주말 아지트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애플 브리 잠봉 샌드위치와 토마토 수프, 그리고 레드 와인 한 잔까지,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서 여유로운 주말 아침을 시작하고 싶다면 이곳에서 커피와 식사를 즐겨보자.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 833
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5번 출구
■ 비틀즈 피자 연남
홍대 근처 연남동, 연트럴파크라 불리는 경의선 숲길을 따라 나들이하듯 걷다 보면 뉴욕 센트럴파크를 연상케 하는 한 피자가게를 만날 수 있다. 페퍼로니 피자와 수제 맥주가 대표 메뉴로 1층 야외석에서는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사람들의 일상을 2층 테라스에서는 연남동의 초록이 무성한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23길 74
지하철 경의중앙선 가좌역 1번 출구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있는 한국의 요즘, 산뜻한 봄이 더욱 짧게만 느껴져 아쉬울 때가 많다. 그래서 날씨가 좋은 날이면 책을 들고 거리로 나서거나, 야외 좌석이 있는 식당을 찾아 따스한 봄 햇살과 바람을 마음껏 만끽한다. 서울을 찾았다면, 혹은 서울에 살고 있다면 이번 봄, 서울의 ‘야장’ 문화를 직접 경험해보자. 거리의 식탁에서 음식을 통해 사람들이 소통하고, 도시의 풍경이 하나되는 생생한 순간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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