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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가씨’, ‘헤어질 결심’의 각본을 쓴 정서경 작가와 ‘왕이 된 남자’, ‘빈센조’의 김희원 감독의 조합으로 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드라마 ‘작은 아씨들’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칸 영화제에서 한국 최초로 벌칸상을 수상한 류성희 미술감독이 펼쳐 놓은 환상적인 공간 속에서 어떤 예측조차 불가능한 극의 전개를 예술적인 분위기로 연출한 작은 아씨들은 매회 압도적인 미장센과 엔딩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가고자 하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돈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다양한 영상미로 입체감을 더해 보여 준 작은 아씨들은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며 전 세계 넷플릭스 순위 톱10에 머물고 있다. K-문화 콘텐츠의 바람을 이어갈 작은 아씨들이 보여주는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영상 속 매혹적인 장소들을 여기에 모았다.

하얀 대리석 바닥 위로 또각또각 경쾌한 구두 소리가 울려 퍼진다. 무심하게 쭉 펴진 등을 꼿꼿이 세운 여자가 발등을 가로지르는 크리스탈 장식을 반짝이며 지나간다. 달이 여러 개 떠 있는 듯한 실내 조명 아래 아름다운 두 여자가 있다. 그녀들은 일상에서 벗어난 화려한 일탈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작은 아씨들 1화에서 김고은(오인주 역)과 추자현(진화영 역)이 식사를 하는 장면의 배경으로 나왔던 이곳은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포시즌스 호텔 2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보칼리노’다. 눈부신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통유리창, 고급스러운 대리석 벽과 바닥, 빛나는 금속 장식품과 조명이 모던하면서도 품격이 느껴지는 보칼리노는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보칼리노는 오픈 키친으로 되어 있어, 이탈리안 세프가 제철의 식재료를 사용해 요리를 만드는 멋진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으며, 코스요리는 물론 단품 요리도 즐길 수 있다.

서울에서 즐기는 정통 이탈리아 음식은 어떤 맛일까? 궁금하다면 포시즌스 호텔의 보칼리노에 가자.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자신에게 혹은 특별한 날에 전통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의 시간을 선물해 보자. 우아한 일탈이 주는 즐거움과 행복이 당신에게 다가갈 것이다. 한 가지 더! 보칼리노가 있는 광화문은 한국의 전통과 역사가 살아 있으면서 도심의 생생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식사가 끝난 뒤 지난 8월 새로이 개장한 광화문 광장을 산책하며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즐기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거대한 빌딩 숲 사이 나만이 즐길 수 있는 비밀 휴가지가 있다면? 너무 드라마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그런 곳이 존재한다. 사무실과 쇼핑센터가 밀집되어 있는 을지로. 이곳에 마치 휴가를 온 듯한 분위기가 멋진 카페가 있다.
바캉스 커피. 이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은 허구의 바캉스를 꿈꾸며 만들어진 곳이다. 극 중 김고은(오인주 역)이 회사에서 자신들을 괴롭힌 직원을 만나 진실을 물어보는 장소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바캉스 커피는 1960년대에 지어진, 당시 무교동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던 건물에 위치해 있다. 유심히 보지 않으면 스쳐 지나가기 쉬운 곳이다. 미로 같은 입구로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맨 위층에 내리면 이런 곳에 카페가 과연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꽉 닫힌 두꺼운 철문을 여는 순간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누기에 손색이 없는 넓은 공간과 테라스 밖으로 펼쳐지는 서울 도심 전경이 인상적이다. 바캉스 커피의 시그니처 메뉴는 상큼한 오렌지의 시트러스 한 맛이 느껴지는 바캉스 커피와, 바다와 모래사장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바캉스 라테다. 그 외에도 다양한 커피 메뉴와 디저트 메뉴, 시즌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다.

도심 속 비밀의 섬 같은 바캉스커피에서 잠시 숨을 돌려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공간 속에 앉아 있다 보면 저절로 재충전이 될 것이다. 바캉스 커피에서 휴식 후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면 활기찬 을지로 인근의 쇼핑 플레이스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잊지 말자.

오래된 곳에 가면 왠지 그곳에는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가 하나쯤 숨겨져 있을 것 같다. 작은 아씨들에서 김고은(오인주 역)이 추자현(진화영 역)의 SNS를 보다가 그녀의 죽음과 관련된 중요한 힌트를 찾게 된 장소로 나온 곳도 바로 노후로 인해 철거되려다 다시 탄생한 서울로 7017이다.

서울로 7017은 서울 근대화의 상징이었으나 노후로 인해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는 고가도로에 공중보행로를 만들고 녹지를 결합해 공중공원으로 새롭게 만든 곳이다. 고가가 세워진 1970년과 보행로로 재탄생한 2017을 의미하는 서울로 7017은 만리동, 퇴계로, 남산공원 백범 광장 등 서울역 일대 17개와 연결되어 있어 자연스레 서울의 골목을 만날 수 있다. 수목과 식물들이 산책길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마치 도심 속 식물원을 방불케 한다. 또한 서울로 7017을 따라 트렌디한 식당과 카페, 펍 등이 들어서 있어 산책과 더불어 서울의 맛을 즐기기에도 좋다. 서울로 7017은 낮에도 물론 서울역과 더불어 마천루 빌딩들이 멋진 광경을 보여주지만, 특히나 야경이 근사하다. 서울로의 조명과 주변 빌딩의 외벽을 스크린 삼아 펼치는 미디어 파사드는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산책하기 좋은 계절 가을, 선선한 바람과 함께 서울로 7017을 걸어보자. 공중공원과 도심의 화려한 야경도 보고, 어디로 빠지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17개의 골목이 있는 이곳을 즐기기에는 지금이 적기다.

요즘 압구정이 다시 뜨고 있다. 압구정은 한때 서울에서 가장 힙한 사람들이 모이는 핫 스폿이었다. 가로수길이나, 경리단길, 연남동은 서울의 다른 지역들로 사람들이 몰리며 잠시 주춤했던 압구정에 최근 들어 힙쟁이들이 다시 모여들고 있다는 소문이다. 화제작 작은 아씨들에서 위하준(최도일 역) 과 김고은(오인주 역)이 데이트처럼 보이지만 모략을 꾸미는 곳이 바로 압구정에 위치한 아베크 청담이다.

압구정 로데오에 위치한 아베크 청담은 avec가 커플을 의미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데이트를 하기에 완벽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마치 명품 부티크 같은 외관부터 블랙과 대리석의 고급스러운 조화가 멋진 내부와 누구나 시선을 빼앗기고 마는 조각상까지 감각적인 공간의 멋이 잘 살아있는 곳이다. 특히 위하준(최도일 역)이 로맨스 소설의 남자 주인공처럼 김고은(오인주 역)을 바라보며 그녀의 매력을 얘기하는 순간 배경처럼 펼쳐지던 아베크 청담 벽면 대형 스크린의 영상은 음악과 함께 그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아베크 청담의 대형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바닷속 풍경, 해변의 일몰, 파리의 에펠탑이 보이는 야경 등의 풍경은 마치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주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다른 어디에서 맛보기 힘든 독도 새우버거가 시그니처인 아베크 청담은 고정 메뉴 외에도 시즌별로 특별한 메뉴를 선보이기도 한다. 10월 29일 할로윈 파티가 예정되어 있으며 각종 이벤트 및 메뉴 소식은 인스타를 참고하자. 사랑을 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다. 아베크 청담에서 두근두근 설레는 로맨스를 완성시켜보자. 서울에서 지금 가장 핫한 지역인 압구정이 두 사람의 온도를 더욱 높여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