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여유롭게 길을 걷는 것은 좋은 방법일 것이다. 거기에 푸른 자연까지 함께 곁들일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무척이나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아이들, 부모님과 함께, 온 가족이 걸으며 자연의 여유로움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북한산 둘레길이다.
북한산과 맞닿아있는 강북구에는 가족 단위로 거닐기 좋은 곳이 많이 있다. 북한산은 산을 다듬어 산자락을 완만하게 걸을 수 있도록 조성한 둘레길 20여 개가 크게 감싸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2구간 둘레길은 아주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산책로로 되어있다. 북한산 둘레길 2구간은 강북구의 우이신설선 4.19민주묘지역 솔밭 근린공원 근처에서 시작된다. 둘레길에 들어서면 본격적인 숲길이 이어지는데,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잔잔하고 고요한 숲길을 걸으면 마음이 아주 편안해질 것이다.
북한산 둘레길 2구간의 또 다른 이름은 ‘순례길’인데 길을 계속해서 걷다 보면 그 이름이 붙여진 이유를 알 수 있다. 북한산 둘레길 2구간에는 ‘헤이그특사사건’의 이준 특사와 초대 부통령인 이시영 선생의 묘소 등 12기의 독립유공자의 묘역이 조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국립4.19민주묘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만약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걷는다면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는 아주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둘레길 걷기에 재미를 더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데, 바로 ‘너랑나랑우리랑 스탬프 투어’다. 강북구에서 운영하는 이 스탬프투어는 북한산 둘레길 1~2구간의 근현대사 문화유산을 투어하며 역사문화와 자연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근현대사박물관, 4.19 전망대, 소나무 쉼터, 우이동 만남의 광장 총 4개의 지점에서 스탬프를 받을 수 있으며, 근현대사박물관이나 우이동 만남의 광장에서 시작할 수 있다. 출발 지점에서 스탬프투어 용지를 수령한 후 구간별 스탬프를 획득하면 되는데 코스별로 건강측정 및 운동 상담, 심폐소생술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경험해 볼 수 있고 온 가족이 쉽고 재밌게 완주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완주자에게는 소정의 기념품과 함께 제휴업소 할인, 우이동 가족 캠핑장 할인 중 한 가지를 선택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이동 가족 캠핑장은 강북구의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일 정도로 도심지에서 매우 가깝다. 자연 속에서 휴식과 체험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캠핑은 많은 장비가 필요하지만, 이 우이동 가족 캠핑장에는 데크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장비가 구비되어 있는 글램핑도 제공하기 때문에 장비를 구비하지 않아도 부담 없이 방문해 캠핑 느낌을 내면서 즐길 수 있다. 우이동 가족 캠핑장은 모든 사이트에서 북한산의 경치를 느낄 수 있으며, 매점, 세척장 등이 있어 더욱 편리하게 캠핑, 글램핑을 즐길 수 있다. 다만, 반려동물 출입 및 지정된 장소를 제외하면 불 사용이 제한되며 캠프파이어는 금지되어 있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이곳 우이동 가족 캠핑장은 북한산국립공원 내에 있기 때문에 주변을 산책하기도 좋고 넓은 공간에서 산이 주는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꼭 한 번 방문해볼 가치가 있다.
스탬프투어나 캠핑은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었다면, 부모님과 함께 만날 또 다른 모습의 북한산이 기다리고 있다. 부모님과 함께 걸을 수 있는 북한산의 코스로는 대동문 코스를 추천한다. 대동문 코스는 백련공원지킴터를 출발해 백련사와 진달래 능선을 지나 대동문에 다다르는 코스인데, 2.7km의 짧은 코스로 넉넉잡아 1시간 반 내외로 거닐 수 있는 코스다.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코스지만 정상부에서 보이는 서울 시내의 뻥 뚫린 전경은 시원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또한 코스 중간에는 백련사라는 절도 있어서 사찰이 주는 고요함과 고즈넉함을 또한 느낄 수 있다. 또한 진달래 능선부터 대동문까지 향하는 여정에서는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등 북한산의 대표 봉우리를 조망할 수도 있고 진달래 개화 시기에 맞춰 방문한다면, 진달래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구간이다.
아이들과 활동적인 투어나 캠핑으로 북한산을 즐겼다면, 부모님과 함께라면 조금 더 안락하고 편안하게 북한산을 만나볼 수 있는 호캉스는 어떨까? 북한산 초입인 우이동에 위치한 파라스파라는 서울에 있는 호텔이지만 산속으로 여행하러 온 듯한 느낌을 주어 부모님들 세대가 아주 좋아할 만한 곳이다. 파라스파라 호텔은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2022 한국 소비자평가 브랜드’ 리조트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했을 만큼 투숙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곳이다. 내부 디자인 또한 나무 소재가 많이 사용되어서 전체적으로 톤 다운된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그뿐만 아니라 조경이 아주 잘 되어있어 산책로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또한 파라스파라는 울창한 숲이 보이는 옥외 수영장으로도 유명한데, 아름다운 배경과 더불어 자쿠지가 있어 4계절 가리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좋은 공기를 마시며 호텔 주변 산책로를 걷고 따뜻한 자쿠지에서 몸도 녹였다면 이제는 배부르게 식사할 시간이다. 파라스파라에는 북한산 뷰를 바라보며 다이닝 뷔페를 즐길 수 있는 ‘Woody Plate’가 있는데, 총 200석이 넘는 넓은 규모에 트렌디한 메뉴로 구성되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입맛에 딱 맞는 훌륭한 식사를 제공할 것이다.
북한산의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파라스파라 호텔은 피트니스, 사우나, 루프탑 자쿠지, 실내 수영장, 갤러리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어 부모님이나, 온 가족이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호캉스를 잘 즐기고 나왔다면, 고즈넉한 느낌의 한옥 카페를 찾아가 보자. 우이동에 위치한 ‘한옥 카페 선운각’은 서울에서 가장 큰 민간 한옥으로 파라스파라 호텔과는 차로 5분 거리로 아주 가깝다. 카페라고 하기엔 규모가 상당히 커서 한옥 웨딩이나 각종 행사 장소로도 애용되며 ‘미스터 션샤인’, ‘부부의 세계’ 등 드라마 촬영지로도 사랑을 받는 곳이다. 외부는 한옥의 멋스러운 디자인을 완벽하게 재현해냈지만, 실내는 모던하게 꾸려져 있어 두 가지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카페 선운각’의 백미는 2층 루프탑인데, 음료를 주문하고 2층 루프탑으로 올라가면 북한산의 장엄한 모습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한눈에 담기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기만 해도 마음이 힐링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층에서 바라보는 북한산의 절경뿐만 아니라 카페 내부에 있는 기품있는 한옥의 모습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