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와 21세기의 조화로운 모습을 한눈에 보고 싶다면 어디로 가야할까. 영화 세트나 박물관에서나 겨우 찾을 수 있지만 이태원 우사단길의 젊은 아티스트들은 이를 생활 속에서 만들어 냈다. 들여다볼수록 더 제대로 된 맛이 느껴지는 절묘한 곳이다.
우사단길은 태종 때 기우제를 지내기 위해 세운 '우사단(雩祀壇)'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해방 이후 판자촌이 집결해 있었 는데 1960년대 정부의 양성화 사업으로 벽돌집촌으로 바뀌었다. 이후 재개발 움직임이 있었으나 취소됐다.
이 길의 가장 큰 매력은 옛 것과 새로운 것의 절묘한 조화다. 드라마 '야인시대'에 나올 것 같은 구식 이발소가 있는가 하면 바로 옆에는 최신 로스팅 기계가 있는 커피숍이 나온다. 삶의 고단함을 표정 가득 담고 있는 할머니가 지나가는가 하면 투 블럭컷 헤어의 화려한 청년이 나타난다.
우사단길이 현재처럼 바뀌기 시작한 건 젊은 아티스트들에 의해서였다. 건물이 낡아 임대료가 저렴했고, 자연스레 풍기는 빈티지한 느낌이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우사단길을 좀 더 색다른 곳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곳곳에 그림이나 문구를 새기거나 다른 아티스트들을 초대했다. 이후 스튜디오나 카페가 들어서고, 센스 있는 주인장들이 하나 둘 늘었다. 서울중앙성원 옆 계단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인 '계단장'도 아이디어 중 하나다.
① 주말, '계단장'이 열리는 계단. 평소 보기 힘든 센스 넘치고 옹골찬 물건들이 많다.
들어와, 계단장
계단장은 60여 명이 넘는 지역 아티스트들이 만든 벼룩시장이다. 깜찍한 모양의 쿠키부터 아프리카 풍의 목걸이까지 다양한 물건을 판매한다.
운영기간 : 3월 ~ 10월 |
운영시간 : 12:00 ~ 18:00 |
장소 : 서울 이슬람중앙성원 옆 계단 일대 |
주말'계단장'이 열리는 계단.
평소 보기 힘든 센스 넘치고 옹골찬 물건들이 많다.
이 곳의 매력은 눈을 조금만 크게 떠 보면 잘 볼 수 있다. 6, 70년대를 연상케 하는 조금은 난잡한 거리에 뜬금없이 아기자기한 소품점이 나온다. 무슨 메뉴를 파는지 알 수 없는 식당도 있고, 가게인지 사무실인지 구분할 수 없는 공간도 속속 보인다. 우사단길의 요즘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한 카페에 적혀 있는 글귀다. '이 공간은 저희들이 좋아서 만든 공간이기도 하지만,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지내고 싶어 만든 공간이기도 합니다. 오고 가는 길에 편히 들어오셔서 쉬다 가세요.'
② 우사단길에는 이처럼 아기자기한 숍이 많다. 홍대거리가 아닌가 착각할 정도
③ ' 밥', '술'이라는 글자로 겨우 식당이란 걸 알아차릴 수 있다.
④ 한 예술가의 스튜디오.'들어와'라고 적힌 팻말을 보기 전까진 뭐하는 곳인지 종잡기 힘들다.
⑤ 우사단길 한 가운데 있는 서울중앙성원. 한국 이슬람교의 총 본산으로 70년대에 건립됐다.
지하철 : 6호선 이태원역 3번 출구 |
버스 : 용산01, 400, 405, 421 |
이태원관광특구연합 :www.itaewon.or.kr |
용산문화체육관광 : www.yongsan.go.kr/site/ct |
페이스북 : www.facebook.com/wosadan |
버스 : 02-797-7319 |
삼성미술관 리움 leeum.samsungfoundation.org |
이병철 전 삼성회장이 수집한 미술품을 모아 설립한 미술관. 한국의 고미술품과 앤디 워홀, 백남준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상설 전시된다. |
경리단길 |
최근 떠오르고 있는 다국적 맛집 거리. 캐나다 피자는 물론 프랑스식 프라이, 멕시코의 타코와 그리스 요리 팔라펠까지 맛볼 수 있다. 이색적인 매력이 있는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