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봄인가 싶으면 어느덧 무더운 날씨로 여름을 맞이하게 되는 요즘, 봄꽃을 즐기기에도 시간은 짧고 너무나 빨리 지나가버린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아쉬우면서도 소중하게 느껴지는 봄꽃이다. 올해 서울의 개화 시기는 3월 27일로 예상되며, 4월 2, 3일쯤에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봄꽃을 보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이지만, 봄꽃축제 소식을 보며 앞으로 피어날 봄꽃을 기다려보자.
2005년부터 시작하여 올해 12회째를 맞는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는 4월 4일(월)부터 4월 10일(일)까지 열린다. 왕벚나무와 함께 진달래, 개나리, 철쭉, 조팝나무 등 13종의 봄꽃이 여의도 거리에 가득 피어나며 넓게 트인 한강을 배경으로 봄을 만끽할 수 있다. 개막식을 시작으로 퍼레이드와 예술 공연, 백일장 등 다양한 공연, 전시, 체험행사들을 봄꽃과 함께 즐길 수 있어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4월 둘째 주에 열리는 석촌호수 벚꽃축제 또한 놓칠 수 없다. 왕벚꽃이 벚꽃터널을 이루며 새하얀 호숫가를 감상할 수 있다. 둥근 호숫길을 따라 저만치 멀리 있는 꽃이지만 손에 잡힐 듯 눈앞에 펼쳐진다. 석촌호수의 자연과 어우러지는 축제도 열리는데 문화예술공연, 전통예술공연, 페이스페인팅, 캐리커쳐 등 각종 행사도 마련될 예정이다.
핑크빛 가득한 벚꽃축제에서 로맨틱함을 느낄 수 있다면 샛노란 꽃이 가득 피어 동심을 느끼게 해주는 응봉산 개나리축제는 어떨까. 4월 초순이 되면 산 전체에 노란 개나리꽃이 가득 피어 장관을 이루는 응봉산에서 개나리 축제가 열린다. 노란 개나리와 사진 찍는 포토존과 다트 게임판, 네일아트, 쿠키 만들기, 개나리꽃 만들기 등의 행사가 함께 열려 봄꽃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을 맞이한다.
봄꽃길은 걷거나 차를 타고 달리는 것만으로도 그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다. 먼저, 꽃길을 걸으며 봄꽃을 감상하기 좋은 곳을 소개한다.
청계천은 서울의 중심을 흐르는 하천으로, 분수대와 야외 공연장이 있는 청계광장과 함께 하천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산책길이 마련되어 있다. 봄이 되면 이 산책길을 따라 개나리, 진달래, 제비꽃, 청매화, 홍매화 등을 만날 수 있다. 경기도에서부터 서울의 동쪽을 거쳐 한강으로 들어가는 하천으로 벚꽃을 비롯하여 목련, 개나리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하늘을 가릴 정도로 뒤덮은 벚꽃이 인상 깊다. 서울의 서쪽에서 만날 수 있는 안양천 제방은 벚꽃이 특히 아름다운 곳으로 바람이라도 살짝 불면 흩날리는 꽃비를 맞을 수 있다. 약 1km 구간을 다른 곳보다 비교적 한가하게 걸으며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차를 타고 달리기에 좋은 봄꽃길은 인왕산길, 워커힐길, 벚꽃십리길 등이 있다.
인왕산길은 서울의 대표적 드라이브 코스지만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 새하얀 벚꽃길로 가득 찬 전경을 눈에 담으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성북동쪽에서 시작되어 인왕산 사직공원을 지나 북악스카이웨이 정상 팔각정에 도착하면 잠시 내려서 북한산 자락에 펼쳐진 봄꽃 전경과 함께 한강을 조망해보자.
아차산 생태공원 옆, 워커힐 호텔 방향으로 가다보면 도로 양 옆으로 벚꽃이 피어있는 길, 일명 워커힐길도 유명하다. 이곳은 벚꽃 구경과 함께 아차산을 가볍게 산책하거나 등산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금천구청역부터 가산 디지털단지역 사이에 멋진 벚꽃로가 조성되어 있는 벚꽃십리길에서도 향긋한 봄 기운을 느낄 수 있다.
N서울타워부터 생각나는 남산공원, 이곳 또한 봄이 되면 봄꽃들로 가득 채워진다.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 등 대표적인 봄꽃들이 함께 피어나는데, 그 중에서도 쏟아질 듯 꽃잎을 활짝 펼친 벚꽃이 산책로 따라 가득하다. 남산 산책로를 걷다 보면 바람 한 점으로 벤치나 땅에 떨어진 꽃잎들마저 아름답게 보인다. 벚꽃 너머로 보이는 N서울타워가 점점 가까워지며, 슬슬 해가 지고 가로등이 켜지면 은은한 빛이 꽃잎과 어우러져 더욱 그윽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맛집과 개성 있는 카페, 상점들이 모여 있어 데이트코스로도 유명한 삼청동에 벚꽃이 가득한 삼청공원이 있다. 깔끔하게 정돈된 삼청공원은 꽤나 넓은 규모지만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벚꽃이 꽉 차있는 다른 도로나 길과는 달리 약간은 듬성듬성 심어져 있는 벚꽃나무가 주변의 경관과 더욱 조화를 잘 이루는 느낌이다.
어린이를 위한 공원으로 조성되었지만 어른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는 어린이대공원은 주말마다 사람들로 붐빈다. 3월말부터 곳곳에 벚꽃과 함께 여러 종류의 봄꽃들이 가득 피어나며 어린이대공원의 경치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벚꽃이 가득한 꽃길과 더불어 넓은 들판에서는 돗자리를 깔고 앉아 여유를 즐길 수 있고 동물원, 놀이기구, 야외공연장 등 문화시설로써도 손색없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