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곳곳에 흩어진 카페를 돌며 서울을 여행해보자. 아늑한 공간에서 즐기는 커피 한잔과 디저트가 추운 겨울이 드리운 음울한 기운을 날려버릴 것이다.
편집. 김나영 / 글. 하은아, 문지연 외 / 사진. 임학현 외
2010년 광진구에서 커피점빵으로 시작한 로우키가 남양주에 이어 성수동에 새로운 매장을 열었다. 원두 선별부터 로스팅까지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성껏 내린 스페셜티 커피는 여전히 인기 만점. 아메리카노와 라테 등 기본 메뉴를 네 가지 블렌드 원두 중에 고를 수 있으며, 파나마 게이샤 같은 최상급 원두도 갖췄다. 특히 엘살바도르 컵 오브 엑설런스(Cup of Excellence, 그 해 최고의 커피 원두를 가리는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원두인 엘 만자노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맛볼 수 있다고. 넌지시 들려주는 커피와 원두 농부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흥미진진하다.
로우키의 원두가 맘에 든다면 ‘백반’ 서비스를 이용해도 좋다. 최상의 원두를 매주 수요일마다 한 달간 정기 배송하는 프로그램이다. 반가운 편지를 받을 때와 같은 설렘을 선사하기 위해 원두를 서류 봉투에 담아 보낸다. 다양한 커피를 시음해보는 퍼블릭 커핑도 매주 열리니 참여해보면 좋겠다.
성동구 연무장3길 6
평일 10:00~20:00 / 토 12:00~21:00 / 일 12:00~20:00
@lowkey_coffee
한적한 주택가에 동화처럼 자리한 카페. 들어서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진다. 짙은 베이지색 계열의 캐멀색 물건을 수집해온 박강현 대표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공간을 가득 채웠다. 그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이곳을 구상해왔다고 한다. 패션계에서 일하다가 꿈을 실현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며 현재의 카멜 카페를 완성했다. 오래전부터 구상해온 공간, 직접 수집한 빈티지 물건 등 자신의 세월을 한 공간에 오롯이 담아냈다. 하지만 정작 카페 자리를 찾을 때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카멜 카페는 아주 오래전부터 완성돼 있었어요. 막상 카페를 열자고 마음먹고 나니 일사천리로 진행됐죠. 가장 낡고 허름하면서 한적한 곳을 추천받아 단숨에 계약까지 마쳤어요.”
성동구 성덕정19길 6
월-일 09:00~17:00
010-7190-4302
@camel__cafe
1970년대 일본에서 유행하던 쾌활한 시티 팝이 흘러나오는 어둑한 실내. 하얀색의 네모난 의자 겸 테이블에 둘러앉은 사람들이 들뜬 모습으로 무언가를 먹거나 사진을 찍는다. 부드러운 빵 사이에 생크림을 가득 채운 뒤 망고, 바나나, 딸기, 키위를 넣고 단면을 고르게 자른 ‘후르츠산도’가 그 주인공이다. 이곳의 후르츠산도는 우유로 만든 생크림과 신선한 과일의 조합으로 익숙한 맛이면서도 포크를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수제 오미자청으로 만든 상큼한 오미자 라임 소다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와인, 칵테일, 맥주 등 주류도 갖추고 있다.
매장 안쪽에는 작업실이 있는데 여기서 만든 가방, 애견용품 등의 가죽 제품도 판매한다. 아기자기한 다채로운 제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중구 을지로14길 20, 호성p&p 2층
월-일 10:00~23:00
@bunkasha
영화 <킹스맨>에 나오는 비밀의 양복점이 떠오르는 카페. 영국의 오래된 가게처럼 갈색 목제 가구와 빈티지 조명, 여행 가방과 액자, 중절모로 공간을 꾸몄다. 공간을 채우는 옛 재즈의 선율 또한 조화롭다.
최소의 인테리어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공간의 분위기처럼 메뉴 역시 단 세 가지로 단출하다. 복잡한 세상에서 메뉴를 고르는 순간만이라도 고민을 덜어주기 위한 주인의 배려다. 메뉴가 적은 대신 질과 양을 모두 챙겼다. 시그너처 메뉴인 호랑이라테는 일반 라테와 달리 달달한 맛이 특징이다. 선별한 원두와 바리스타용 우유, 이곳만의 특별한 레시피로 완성한다. 아메리카노는 단 음료를 좋아하지 않는 손님을 위한 것이다. 싱글 오리진 원두를 사용해 맛과 향이 깊고 진하다. 이 외에도 주문 즉시 제조하는 제철 과일을 사용하는 후르츠산도 또한 꼭 맛봐야 할 인기 메뉴다.
중구 을지로 157, 3층 바열
351호
11:00~18:00(라스트오더 17:30)
, 일요일, 월요일 휴무
02-2269-5880
@horangiicoffee
프레스 기계를 개조한 바, 목판을 겹쳐 만든 선반 등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드립팩토리. 이곳은 샌프란시스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포 배럴 커피(Four Barrel Coffee)를 국내에서 선보이는 유일한 카페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가볍게 로스팅한 포 배럴 커피는 마치 차를 마시는 듯 산뜻하고 섬세한 향미가 느껴지는데, 주문 즉시 핸드 드립으로 내려준다.
이곳에서는 3개월 간격으로 여러 번의 커핑을 통해 네 가지 원두를 선별한다. 떠힌 드립 커피뿐만 아니라 라테, 아포가토 등 다양한 커피를 선보이며, 특히 진한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살짝 넣은 마키아토가 별미다. 아티스트와 협업해 포 배럴 커피의 문화와 정신을 계승하는 다양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강남구 논현로122길 18
10:00~18:00, 토•일요일 휴무
02-542-1618
@cafe_dripfactory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