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리 추웠던 올겨울.
집순이, 집돌이로 집에서만 웅크리고 있었다면 이번 봄, 억울하지 않도록 부지런히 돌아다녀 보자. 올봄의 첫 나들이를 오래가게와 함께하면 어떨까?
오래가게는 서울에도 100년, 1000년 이상 한 가게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오래가게’는 공모를 통해 모집된 명칭으로 오래된 가게가 오래가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서울 시민들이 지어준 이름이다. 종로•을지로 일대 가게 중 생활문화 분야의 가게는 개업 후 30년 이상 운영, 전통공예 분야의 가게는 주인이 2대 이상 계승 혹은 무형문화재 지정자인 곳들로 엄선하여 총 39군데를 오래가게로 지정하였다.
일단, 내자땅콩 에서 여정을 시작해보자. 갓 구워 바삭하고 고소한 과자 냄새가 코끝을 간질이면 누구라도 무장해제가 된다.
센베이(부꾸미)라고 부르는 일본식 건과자를 판매하는 내자땅콩은 아침 7시부터 가게 문을 열어 출근 시간대 직장인, 학생들을 유혹한다.
가내수공업처럼 이뤄지는 내자땅콩의 생산 방식 때문에 온종일 구워도 120봉밖에 생산할 수가 없다. 옛 추억에 찾아오는 손님부터 건강한 간식거리를 찾아 방문하는 손님까지 그 연령층은 다양하다. 내자땅콩의 종이봉투를 끌어안고 서촌 먹부림을 시작해보자.
내자땅콩(과자점)
주소 : 서울 종로구 사직로 111
전화 : 02-730-7239
내자땅콩으로 입가심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배를 채울 시간! 중독성 강한 김밥으로 유명한 서촌의 손맛김밥 으로 가자.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는 여타의 분식집과는 다르게 오로지 한입에 쏙~ 들어가는 김밥만을 파는 곳이다.
알찬 김밥 한 줄이 단돈 3,000원이다. 맛도 좋고 가격도 좋은 손맛 김밥은 통인시장 엽전 도시락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금요일 오후만 되면 손맛 김밥을 찾는 사람만 1,000명이 넘는다고 하니 그 인기가 어마어마하다.
손맛김밥(분식)
주소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5길 18
전화 : 02-722-8389
언제나 줄 서서 사가는 빵집으로 유명하다.
우연히 근처를 지나가다가 사람들이 와글와글 길게 줄 서 있는 걸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효자베이커리는 뭐가 특별한 걸까?
다른 빵집에서는 듣지도 못했던 생소한 이름의 빵들이 즐비하다. 콘브레드, 어니언 소보로, 무화과 발효빵, 마늘크림빵 등 전부 효자베이커리 의 대표 메뉴들이다. 청와대에서도 25년이 넘도록 이 가게에서 케이크를 주문하고 있다고 한다. 서촌까지 왔다면 안 들르고 가기 서운한 곳! 효자베이커리에서 한 아름 빵을 사 들고 돌아가자!
효자 베이커리(빵집)
주소 :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54
전화 : 02-736-7629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어느 정도 배를 채웠다면 이제는 주변을 좀 둘러보자.
현재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많이 알려진 서촌이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드는 공간이었다. 지금은 더욱 다양한 가게들이 들어와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느낄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곳이다.
마을 정자에서 종로 09번 버스를 타면 수성동 계곡까지 한 번에 올라간다. 수성동 계곡을 찍고 거꾸로 내려오면서 작은 공방이나 미술관 등을 둘러보는 루트를 추천한다.
많이 돌아다니고, 맛보고, 경험해야 다음 계절을 날 수 있는 에너지가 비축된다. 오래가게 39곳은 가게들이 서로 밀집해 있고 주변 관광지와의 접근성도 좋아 따뜻한 봄날 천천히 걸으며 탐방하는 걸 추천한다.
오래가게 더 알아보기
#오래된가게 #먹거리 # 효자베이커리 #내자땅콩 # 서촌 #서촌먹부림 # 통인시장 #서촌산책 #손맛김밥 # 오래가게1편 #오래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