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있는 종로구는 발이 닿는 곳마다 문화 유적지라 할 수 있다.
분명 빌딩 숲 사이를 걷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고궁의 돌담길을 따라 거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마치 과거에 온 것과 같은 기분이다. 신기한 것은 높은 고층 빌딩 바로 옆에 고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질적인 느낌 없이 조화롭게 공존한다.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종로를 좋아하고 찾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마치 고즈넉한 궁처럼 변화무쌍한 서울 도심 속 오랜 명맥을 유지하며 각자의 개성을 뽐내는 오래가게, 종로구 일대의 마지막 오래가게를 소개한다.
1999년
종로구 돈화문로6나길 45
02-2278-0250
옥을 만지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고된 것이다. 지금이야 도구들이 좋아서 혼자도 작업한다지만, 예전에는 혼자 옥을 만지는 건 불가능했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7호 옥장 엄익평 씨는 예전 유물을 보고 옛 기록을 뒤지면서 멸절된 기술을 되살리고 자기만의 기술을 개발해왔다. 그 결과, 엄익평 씨의 작품은 공모전에서 수상을 거듭하였고 마침내 그는 '옥장'이라는 명예까지 얻었다. 가원공방 의 옥으로 만든 공예품은 그것만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그윽한 옥빛을 보고 있자면, 마치 달빛을 보는 듯하다. 한 번 보면 쉽사리 잊기 어려운 마력이 그 빛깔에 깃들어 있다.
1972년
종로구 계동6길 12
02-725-1061
공방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언제나 문이 활짝 열려있다. 말 그대로 누구에게나 마당을 내어주는 열린 공방이다. 북촌목공예공방 은 목공예가 신정철 씨가 운영하고 있다. 공방으로 들어서는 문턱부터 마당 구석구석까지 신 씨가 직접 만든 나뭇조각들이 가득하다. 수십 년간 나무를 깎아내며 살아온 그의 작품들은 흰옷을 입고 장구 장단에 어깨춤을 추는 한국인들을 연상시킨다. 그는 현재 한국 목공예가 가진 선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하는 공예가로 평가받고 있다. 동시에 탈 전통기능전승자인 그는 앞으로 한국의 다양한 탈들을 재현하는 일에 매진할 생각이다.
1969년
종로구 율곡로30길 17-3
02-742-5533
유일한의원 은 이름부터 오로지 유(唯), 하나 일(一)이라는 뜻을 품는다. 오직 하나뿐인 곳, 한의사로서 자부심이 담긴 유일한의원은 94년의 역사를 가진 의원답게 내부에는 아버지 대부터 쓰던 약재함들이 지금도 그대로 쓰이고 있다. 약재의 무게를 재는 저울도, 물려받은 침도 그대로다. 백금이며 금, 은으로 만들어진 침은 닳고 닳아 짤막해졌다. 그만큼 많은 사람의 병을 고쳐준 물건이다. 지금도 침 한 번으로 그 자리에서 효과를 본다. 평생 사람 살리는 일을 해온 손길은 무척 섬세했다. 물건 하나를 집을 때도 그 손짓이 그렇게 물 흐르듯 섬세하고 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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