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전골목은 1970년대 한 판잣집에서 파전을 팔던 게 시작이었다. 이후 파전집이 계속 늘어 현재 수준으로 많아졌다. 40년이 된 원조 파전집을 포함, 여남은 파전 가게가 몰려 있다.
파전골목이 있는 휘경동 인근엔 대학교가 많다. 서울시립대와 경희대, 한국외대, 삼육대 모두 걸어서 10분 이내의 거리. 고려대학교(2㎞), 한국예술종합학교(1.5㎞)도 가깝다는 걸 감안할 때 무려 여섯 군데의 대학에 둘러싸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가장 많은 손님은 역시 20대 젊은 층이다.
이곳에 대학가의 냄새가 풀풀 풍기기 시작한 건 1980년의 일이다. 1호선인 회기역이 개통한 것. 자연스레 인근 학교로 통학하는 대학생이 몰리게 됐고 그들의 쉼터이자 아지트가 됐다. 가게들 또한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알기에 가장 비싼 안주도 채 만 원을 넘지 않는다. 파전뿐 아니라 제육볶음, 닭볶음탕, 두부김치 등도 인기 있다.
파전골목 안내판
파전집들은 학생들과 함께 세월을 보냈다. 학생운동이 한창이던 7~80년대, 세상에 대한 울분과 인생에 대한 회한을 토로하며 막걸리를 마시던 곳이 바로 이 파전집들이다. 70% 이상이 20대 학생들이지만 나머지는 이곳에서 젊음을 보낸 386세대들이다. 방황하던 시절, 술잔을 기울이며 먹던 두툼하고 기름진 파전의 맛을 좀처럼 잊지 못하는 것이다.
파전골목의 파전은 독특하다. 일명' 돈가스 파전'이라고 불리는데, 두툼한 튀김옷이 주는 꽉 찬 식감이 특징이다. 마치 빈대떡을 연상케 하는 이 파전은 식사 없이 먹어도 속이 찰 정도다.
①파전집의 메뉴는 대부분 1만 원을 넘지 않는다.
②벽에 빼곡히 적힌 낙서에서 학생들의 대학생활을 엿볼 수 있다.
파전에 막걸리, 깍두기 한 접시면 푸짐한 고기 요리도 부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