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장소를 즐기고 경험한다는 정의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다른 접근을 한 기업이 있다. 바로 한국 문화와 관광을 게임에 적용한 모바일게임 개발사 ‘허니플러그’다. 허니플러그의 심형준 대표는 게임 개발을 하고 있지만, 게임 개발만 해온 것은 아니다. 그는 경기콘텐츠진흥원, 엔터테인먼트 제작사, 그리고 싸이월드에서의 경력을 쌓은, 콘텐츠 전문가다. 그리고 그에게 있어 게임은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포맷 중 하나다.
“실제로 한국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케이팝 등 한국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분들은 이미 한국에 어떤 관광지가 있는지 알고 있죠”라고 심형준 대표는 운을 떼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여도가 높은 분들은 영상 매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한국에 대한 뉴스를 접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콘텐츠 포맷도 해당 분야들의 비중이 크죠”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만큼 한국에 대한 지식이 없거나, 관심이 없던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나 검색창에서 한국 콘텐츠를 찾아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포털사이트처럼 콘텐츠가 디스플레이 되는 형식이 아닌, 검색 형식이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한국, 그리고 서울을 몰랐던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새로운 포맷을 찾아보았고, 타깃 중 많은 사람이 게임 문화에는 익숙하다는 점을 파악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물리적인 공간이 있어야 하는 체험형 게임이 아닌,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을 생각했다고 했다. 도시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아이러브커피, 심시티 등으로 익숙한 장르인 타이쿤(사용자가 경영자가 되어 가게나 업소를 운영하는 게임)장르를 참고했다. “현재 서울관광재단이 가진 서울시 주요 관광 지역을 IP화 하여 게임에 적용하고 있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태원은 이런 특성을 가진 지역이고, 강남은 또 다른 특색을 가진 지역이지 않습니까? 우리 게이머가 게임을 즐기면서 서울을 좀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주요관광지와 관광서비스의 특징을 캐릭터화 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심 대표는 말했다.
게임이 완성되면 미국에서도, 아프리카에서도 구글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다운을 받을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사용이 가능한 만큼 접근성은 훌륭하다. 하지만 동시에 고려해야 할 점도 많다. 바로 다양성이다. “우리는 유저가 본인들의 모습을 우리 게임과 서울의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길 바란다”고 심 대표는 말했다. 따라서 타깃 유저층을 인종별, 연령대별, 스타일별 등 변인을 나눠 분석, 유저가 본인의 모습을 투영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고려한 게임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프랑스의 아프리카 계열 닉은 어느 날 앱스토어에서 허니플러그의 게임을 발견한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이국적인 맵 디자인을 보고 게임을 다운받고, 본인과 닮은 캐릭터와 함께 서울을 여행하며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을 남대문, 강남 등 주요 관광지에서 마주치게 된다. 히잡을 쓴 인도네시아 관광객에게 사진 찍어주기, 길을 잃은 일본 교복 학생에게 길 찾아주기, 한복을 입고 다운타운 여행하기, 셀럽의 인스타에서 본듯한 스트리트 푸드 사 먹기 등 여행자의 행동을 미리 체험하며 마치 여행을 하는 느낌을 받는다. 관심이 생긴 닉은 검색창에 게임에 나왔던 남대문, 이태원 등의 키워드를 입력하게 된다. 그리고 소셜미디어나 리뷰를 통해 현실 세계 서울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게 된 닉은 실제로 이 장소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그리고 현실성이 있는 시나리오다. 앞으로 허니플러그는 게임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서울시와의 협업을 통해 그간 소비되었던 관광지 이외의 지역도 발굴해 맵에 반영할 것이라고 한다. 허니플러그가 게임 포맷을 통해 보여줄 서울의 모습과 게임을 통해 즐기는 여행의 새로운 형태. IT 강국인 대한민국이 보여줄 차세대 여행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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