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보기에 공원은 별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복잡한 도시 속에서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우리에게 쉼표와 재충전의 요소로서 삶의 활기를 더해준다. 이처럼 공원은 업무, 상업, 주거 공간과 같은 도시를 이루는 기능적 구성 요소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지만, 가장 필요한 공간임이 틀림없다.
서울 마포구에는 특별한 도심 속 공원이 있다. 바로 연남동의 센트럴파크라 불리는 '연트럴파크'다. 이곳은 2016년에 완공된 이래로 지역주민들뿐만 아니라 많은 관광객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연트럴파크는 어떻게 특별한 공간이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건축적 요소가 숨어있는지를 알아보며 함께 걸어 보자.
기찻길의 역사를 품은 초록빛 휴식 공간
#연트럴파크의 탄생
지하철 홍대입구역 3번 출구로 나오면, 작은 상점들 사이 길게 늘어선 초록빛의 공원이 보인다. 이곳의 정확한 이름은 '경의선 숲길'로, 과거에는 기차가 주된 운송 수단이었지만, 자동차와 지하철과 같은 새로운 운송 수단이 발달하게 되면서 철길은 점점 그 기능을 잃게 되었다. 경의선 철로는 결국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기찻길은 그 자체로 과거 연남동의 지역적인 의미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감성을 가지고 있었다. 서울시에서는 이러한 감수성을 바탕으로 이 오랜 기찻길을 약 8년에 걸쳐 시민들의 오랜 추억과 역사,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숲길 공원으로 재탄생 시키게 된다.
경의선 숲길은 약 6.3km로 용산문화체육센터에서 가좌역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선형공원이다. 이곳 연남동 구간(연트럴파크)은 그 중 마지막 코스로, 홍대입구역에서 가좌역까지 총 1.31km의 길이로 이어진다. 서울의 유동 인구가 많고, 또 접근성이 좋은 홍대입구역에서 시작해 긴 경의선 숲길 산책로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다. 총 네 개의 구역으로 이루어진 경의선 숲길은 각각 다른 테마를 가지고 있다. 이곳 연남동 구간은 '자연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도심의 녹색 쉼터'를 모티브로, 숲을 연상시키는 자연 속 힐링을 주는 공간들을 경험할 수 있다.
* 선형공원 : 선형(직선의 형태)으로 생긴 공원
경의선 숲길 연남동 구간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홍대입구역부터 가좌역까지)
#연남동 #경의선숲길 #연트럴파크 #선형공원 #문화산책로
세심한 건축적 요소들이 모여 공원을 이루다
#연트럴파크 #건축적으로 바라보기
연트럴파크는 경사진 녹지를 감싼 게이트 월(Gate Wall)에서 시작한다. 원래 기찻길은 사람이 다니는 길보다 높은 곳에 있었다. 기찻길의 모티브를 따라 지형을 최대한 변형하지 않은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녹슨 기찻길의 재료로 빚어진 사선의 게이트 월이 공원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선형공원의 특성상 기다랗게 녹지가 이어지면 자칫 재미없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은행나무들이 길게 늘어선 이 길은 바닥에 남겨진 원래 기찻길의 모양을 따라 일직선으로 길을 만들지 않고, 사람들이 걷는 산책길에 사선을 그려 넣어 동선과 시선에 변화를 주도록 고안하여 만들어졌다. 사람들은 이 사선의 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공원 안을 누리고, 길 사이사이 마련된 잔디마당에서 휴식을 즐기기도 한다. 공원 속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된 것이다.
연트럴파크의 벤치는 조금 더 특별하다. 철길을 상징하는 재료인 돌과 철망으로 만들어진 이 벤치는 '앉음 벽'이라는 건축 요소가 된다. 일반적인 벤치처럼 그 자체로 앉아서 쉴 수 있는 기능을 하면서 동시에 자연스럽게 차량과 사람의 공간을 분리하는 역할도 한다. 도로와 면하는 부분과 사람이 모이는 광장 부근에 주로 설치되어 있는데, 이 앉음 벽 덕에 우리는 공간 안에서 안전함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교차로를 건너면, 이 공원 첫 번째 물의 공간인 연못(Pond)이 보인다. 약 35m 폭의 삼각형 모양인데, 기차 레일의 일부가 물속을 가로지르고 있다. 이 연못은 이 지역의 역사를 담아낸 포인트가 된다. 이 연못을 디자인한 건축가는 본래 맑은 물이 흐르던 '송장내'가 있던 위치에 이 연못을 배치하고 그 위를 지나던 기차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한다. 시원한 분수 소리와 계절의 풍경을 거울처럼 비추는 연못은 경의선 숲길에서 시민들이 사랑하는 공간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먼저 본 벤치가 벽의 역할을 하는 휴식 공간이었다면, 조형적인 역할을 하는 휴식 공간인 파고라도 있다. 앞서 지나온 길은 산책과 이동통로의 동적인 느낌의 공간이었다면, 이 파고라가 있는 곳은 머무르는 공간으로 정적인 느낌을 만든다. 편하게 앉아 햇빛을 받으며 커피도 마시고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원 내의 또 다른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연트럴파크의 가장 인기 있는 포토 스팟인 복구된 철길 옆에는 알록달록한 타일 벽화가 눈에 띈다. 타일 프린트 벽화는 이 공원이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물이다. 주민들이 소망을 담아 그린 그림이 타일로 벽화를 이루어 공원에 다채로운 색상을 입혀주고 있다. 이렇게 이런 멋진 공원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설계를 한 건축가들뿐만 아니라 공무원들, 주민들, 각종 전문가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한눈에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경의선 숲길 산책로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
#사선길 #벤치 #파고라 #연못 #벽화 #타일벽화 #시민참여
도심 속 숲을 바라보며 아이스크림 한 입
#연남동집 #피에트라
기다란 연트럴파크 주변으로는 공원을 따라 아기자기하고 개성 있는 상점과 카페들이 많이 자리 잡고 있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연트럴파크의 끝을 향해 걷다 보면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듯한 작은 건물이 하나 보인다. 지붕이 반으로 잘린 듯한 모양이 눈에 띄는 이곳은 젤라또 아이스크림 전문점 '피에트라(Pietra)'다. 파란색과 흰색으로 꾸며진 외관은 곳곳에 식물까지 더해져 산뜻함을 더하고 있다.
피에트라(Pietra)는 이탈리아어로 돌을 의미한다. 이 의미를 컨셉으로 하여 돌의 색과 재질, 형태를 공간에 표현하고자 공을 들였다고 한다. 큰 유리창은 바로 앞 공원과 루프탑으로 통하는 계단 앞 작은 정원의 초록빛을 공간 안으로 들여온다. 돌과 나무, 빛이 어우러져 마치 공원이 공간 안으로 옮겨온 듯한 느낌을 준다.
계단을 통해 루프탑으로 올라가면 경의선숲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마치 모래사장 위 돌로 만들어진 듯한 느낌의 가구들은 주변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자연에서 온 재료들을 사용하여 본연의 맛이 충분히 느껴지는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경의선숲길 산책을 마무리해보는 것은 어떨까?
피에트라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미산로23길 62
인스타그램 @gelateria_pietra
월요일 정기휴무
화-금 12:00-22:00
#피에트라 #젤라또아이스크림 #연트럴파크 #경의선숲길산책마무리
이번에 함께 걸은 건축여행 코스는 바로 요기!
Visit Seoul × ArchiBear
건축물은 도시를 형성하고, 도시가 모여 국가를 이룹니다. 때문에 건축은 도시의 구성요소로서 한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합니다. 비짓서울 x 아키베어의 '멋길따라 서울 건축여행'은 우리 나라의 수도 서울을 여행하면서 건축 문화 이야기를 통해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선사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잘 지어지고 개성 있는 건축물은 도시에 새겨진 예술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역사와 개성을 가진 서울에는 감상이 될 만한 멋진 건축물들이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멋길따라 서울 건축 여행' 시리즈를 통하여 여행지로서의 서울, 나아가 일상 속의 서울에 숨어 있는 건축을 예술처럼 감상하는 경험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비짓서울×아키베어의 '멋길따라 서울 건축여행'은 건축 문화 여행 콘텐츠 기업 (주)하스스튜디오의 브랜드 아키베어(ArchiBear)와 함께 합니다.
본 코스는 보행약자(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장애인, 유모차 이용자 등)를 위한 코스입니다.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을 시 이용이 불가능 합니다.※ 보행약자 1명당 보호자 최소 1인 이상 동반 ※ 전동보장구(전동휠체어, 전동스쿠터 등) 사용자의 경우 보호자 1인당 보행약자 최대 4인까지 동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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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itional reservations, one or two days before the tour starts, are only allowed for the tour that is already fixed.
In the case of group tour, more than 10people, please contact us by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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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reservations will be canceled in the event of a weather warning being issued. (e.g. heatwave, typhoon, heavy rain, fine dust, etc.) (Cancellation will be processed immediately upon implemen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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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rvation shall be made at least 1 week before the tour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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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may not use the course without an assistant (or companion) ※ At least one assistant shall accompany a tourist with mobility problem ※ In case of electric assisting device users (electric wheelchair, electric scooter users), one assistant may accompany up to 4 tourists with mobility prob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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