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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역 4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길게 늘어선 줄이 보인다. 핑크색으로 랩핑한 건물에는 낯익은 아이돌 그룹 멤버의 얼굴이 프린트되어 있다. 아이브 장원영이 모델로 활동 중인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의 신제품을 공개하는 팝업스토어다. 팝업스토어나 맛집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선 모습은 이제 성수동의 흔한 풍경이 됐다. 요즘 시대의 럭셔리는 ‘실시간’에 있다는 트렌드 분석가의 말처럼 ‘지금 이 순간’에만 즐길 수 있는 실시간 컨텐츠를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성수동은 MZ세대의 트렌드가 태동하고 확산하는 중심이다. 매일 새로운 팝업 스토어가 오픈하고,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가 문을 연다. 골목마다 밀집한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숍들이 서울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뷰티 테마파크, 올리브영N 성수
운동 경기에서 흐름을 바꾸고 판을 움직이는 건 스타 플레이어의 등장이다. 패션 브랜드가 주를 이루는 연무동길에 올해 부쩍 뷰티 행사가 늘었다. 올리브영N 성수의 등장이 가져온 변화다. 올리브영N 성수는 '뷰덕(화장품 덕후)'이 아니더라도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1~2시간이 순식간에 삭제되는 마법이 펼쳐진다. 포토 부스, 스킨케어,두피케어,퍼스널컬러 컨설팅 서비스, 뷰티 디바이스 체험, 메이크업 체험은 물론 홈케어 클래스도 진행하며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체험형 콘텐츠로 무장했다.단순히 제품을 테스트하는 수준을 넘어 전문가와의 컨설팅을 통해 나만의 뷰티 팁을 얻을 수 있어 오랜 대기를 감수할 정도로 서비스 질이 높고 만족도도 높다.
1999년 국내 최초 드러그 스토어로 출발한 올리브영은 25주년을 맞은 2024년 11월말 성수동에 ‘올리브영N 성수’를 오픈했다. 국내 인디 뷰티 브랜드가 한 공간에 총집합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매장 면적만 1400평에 달하는데, 층마다 차별화된 콘셉트와 소재, 레이아웃을 적용하고, 층별 분위기에 맞춰 세심하게 조향한 향을 배치하는 등 넓은 공간을 지루하지 않게 즐기도록 공간을 설계했다.
1층 ‘N.플레이그라운드(N.Play Ground)’는 성수동 거리와 이어지는 광장 같은 공간이다. 상황에 맞게 변신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한 이곳에서는 각종 브랜드의 다양한 팝업 행사가 진행된다. 카페 스탠드(Café stand)는 매월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한 메뉴를 선보이고, ‘포토부스’에서는 매일 선착순 300명에 한해 무료로 인생네컷을 찍을 수 있다. 뷰티 제품 테스트 후 달라진 내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간직할 수 있어 대기 줄이 긴 편이다.이그라운드’는 성수동 거리와 이어지는 광장 같은 공간이다. 상황에 맞게 변신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한 이곳에서는 각종 브랜드의 다양한 팝업 행사가 진행된다. 카페 스탠드(Café stand)는 매월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한 메뉴를 선보이고, ‘포토부스’에서는 매일 선착순 300명에 한해 무료로 인생네컷을 찍을 수 있다. 뷰티 제품 테스트 후 달라진 내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간직할 수 있어 대기 줄이 긴 편이다.
2층은 ‘뷰티 앤 컬처 (beauty & culture),’, 3층은 ‘스킨 앤 웰니스(skin & wellness)’ 플로어로 운영한다. 2층(뷰티 앤 컬처)의 ‘럭스 에디트(lux edit)’ 섹션에서는 올리브영이 큐레이션한 컬러, 럭셔리, 향수 등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브랜드와 제품을 경험할 수 있다. 사전 예약하면 메이크업 서비스와 퍼스널 컬러 진단 등 전문적인 뷰티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스킨 앤드 웰니스(skin & wellness)’ 플로어는 건강한 삶의 밸런스를 채우는 공간으로 스킨케어부터 헤어, 바디 제품까지 취급한다. 크게 ‘데일리 스킨(daily skin)’ 섹션과 ‘액티브 스킨케어(active skincare)’ 섹션으로 나뉘는데, 마스크팩 판매 섹션에 특히 많은 인파가 몰렸다. 예약하면 피부/두피 진단 서비스 후 홈케어 지원을 위한 에스테틱 브랜드와 뷰티 디바이스를 체험할 수 있다. 4층은 VIP 라운지로 운영된다. 입구에서 회원 등급 확인 후 입장할 수 있다. 올리브영 VIP회원이라면 누구나 쇼핑 중 들러 푹신한 소파에 앉아 쉬면서 감각적인 디저트와 음료를 맛볼 수 있다. 이용 시간도 2시간으로 넉넉하다.
Tip. 올리브영N 성수 프로그램 예약 방법
서비스마다 예약 방법이 다르다. 포토부스는 현장 선착순 300명에 한한 서비스고, 홈케어 레슨(뷰티 컨설턴트와 1:1 피부 고민 상담)과 픽 유어 바이브(올리브영이 제안하는 테마 메이크업 서비스)는 반드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사전 예약은 매주 금요일 정오(12시)에 차주 예약이 오픈되며, 올리브영N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올리브영N 성수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7길 13 팩토리얼 성수
월~일요일 10:00~22:00
2호선 성수역 4번 출구에서 118m
인스타그램 @oliveyoung_official
앉아서 세계 미식여행, 글로우 성수
몇 해 전 성수동에 동남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핫플레이스가 생겼다는 소문을 들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연못이 있고, 배를 타고 입장하는 독특한 콘셉트의 공간이 생겼다고. 호우주의보(카페)와 살라댕템플(타이 레스토랑)을 연합한 복합문화공간 글로우 쇼룸 얘기다. 그리고 올해 여름이 시작될 무렵 글로우 쇼룸이 미식 큐레이션 공간으로 바뀌었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매일 새로운 팝업 스토어가 오픈하고 줄 서서 입장하는 곳이 늘어난다는 것은 반대로 꽤나 떠들썩했던 핫플레이스의 인기가 식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변화가 빠른 동네에서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템포에 변주를 주는 것이 중요한 법이다.
공간 브랜딩 전문 기업 글로우서울은 ‘글로우 쇼룸’ 자리에 세계 각지의 맛과 문화를 선보이는 미식 큐레이션 공간 ‘글로우 성수’을 들였다. 입점 브랜드가 고정되지 않고 계절과 트렌드에 따라 입점 브랜드를 유동적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계절마다 새로운 팝업 스토어가 열리는 셈이다. 현재 글로우 성수에는 홍콩식 멘보샤와 빠스를 선보이는 ‘창창’, 미슐랭 빕구르망에 선정된 싱가포르 새우국수 전문점 ‘다시지아’, 샌프란시스코식 피시앤칩스를 즐길 수 있는 ‘마이 샌프란’, 웰니스 스무디 브랜드 ‘아보보’ 등이 입점했다. 합리적인 예산으로 세계 미식을 체험할 수 있는 글로우 성수는 입소문을 타고 순항 중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연못과 정자를 연결하는 다리는 줄서서 사진 촬영하는 포토 스폿이 됐고, 해가 지면 연못 위에 띄워둔 촛불에 불이 켜져 로맨틱한 감성을 더한다. 연못을 둘러싸고 야외 테이블이 놓여 있어 맛있는 음식과 함께 계절을 만끽하기 좋다.
Tip 글로우 성수 이용법
푸드코트의 성수동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먼저 자리를 잡고, 휴대폰으로 테이블에 있는 주문 거치대를 태그하거나 카메라로 QR코드를 찍은 뒤 주문 페이지를 열어 원하는 메뉴를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하면 된다. 주문이 정상적으로 될 경우 카카오톡으로 알람이 오면 해당 부스에 가서 음식을 픽업하면 된다. 좌석은 실내 1~2층과 야외, 별채동이 있어 넉넉한 편이다.
글로우 성수
서울시 성동구 성수이로16길 32 주3동
월~일요일 11:00~22:00(라스트오더 21시)
2호선 성수역 3번 출구에서 757m
인스타그램 @glow_seongsu.official
감각적인 선물 큐레이션 숍, 레퍼토리 성수
성수동은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작은 규모의 공장이 들어섰고, 오랜 기간 주거와 공장이 혼합된 형태로 발전해 왔다. 품질 높은 장인의 수제화를 판매하는 곳으로 인기를 끌면서 유동인구가 늘자 다양한 문화공간이 들어섰고, 이러한 이야기가 쌓이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트렌디한 동네가 됐다. 레퍼토리 성수가 위치한 연무장길은 성수동의 나이테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반짝이는 팝업 스토어와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 전시가 진행 중인 갤러리를 지나 허름한 입구로 들어서면, 오래된 아파트형 공장 건물이 나온다. 이런 곳에 감각적인 숍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 공장 마당을 가로질러 ‘나동’ 건물 끝에 ‘레퍼토리 성수’가 있다.
유니크한 오브제와 신진 작가의 감각적인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선물 큐레이션 숍으로 2025년 4월 오픈했다. 레퍼토리 서울은 빽빽하게 물건을 채우는 대신 고풍스러운 가구를 배치하고, 공간의 여백을 살려 갤러리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곳에서는 미니키의 핸드메이드 미니 키링과 액막이 명태 오브제, 푹신한 천으로 만든 머지의 북커버, 오브소의 금속 모빌과 종은 물론 시에나레더하우스의 가죽 제품과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빈티지한 무드의 실버 주얼리 컬렉션 등을 선보인다. 무엇보다, 카운터 옆에 마련된, 신진 작가의 오브제를 소개하는 섹션을 주목할 것. 지금이 아니면 구매할 수 없는 유니크한 공예품을 만날 수 있다.
레퍼토리 성수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길 49 1층 나동
월~일요일 11:30~20:00
2호선 성수역 4번 출구에서 316m
인스타그램 @repertory_seongsu
향기를 전하는 작은 우체국, 포스테스 성수 부티크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향수 컬렉터 목영교가 니치 향수 브랜드 페사드(pesade)에 이어 또 다른 향수 브랜드 포스테스(Postes)를 론칭하고, 2025년 4월말 연무동길에 부티크를 열었다. 포스테스는 젠더리스 향수로 남녀 모두 좋아할만한 은은하고 부드러운 오드 퍼퓸을 선보인다. 프랑스어로 우체국을 의미하는 포스테스는 브랜드 디렉터 이상백이 어린 시절 여자친구에게 받은 러브레터에서 시작됐다. 여자친구는 편지마다 즐겨 쓰던 향수를 뿌려줬는데, 지금도 편지를 꺼내면 그 시절의 향이 되살아난다고 한다. 향은 기억을 부르고 감정을 움직이는 특별한 힘이 있다.
도시만의 공기와 순간, 감정을 담은 한 장의 엽서 같은 향을 만들고 싶었던 그는 아말피 바다, 오타루 유리공예, 생트로페즈의 윤슬 등 다양한 도시가 품은 고유한 빛의 조각을 엮어 향을 개발했다. 그리고 혼자 여행하면서 예쁜 엽서에 편지를 써 자신에게 보내곤 했던 것에 착안해 향수 이름은 도시 이름 앞에 ‘프롬(from)’을 붙였다.
‘아름다운 향기를 전하는 작은 우체국’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오래된 유럽 우체국처럼 공간을 구성했다. 해외 곳곳에서 마주쳤던 녹슨 청동 우체통과 오래된 민트 색 우표에서 영감을 받아 용기를 디자인하고, 손 편지를 콘셉트로 사키(Saki) 작가와 협업했다. 포스테스 성수 부티크에서는 엽서를 시향지로 사용하는데, 시향 후 엽서를 써서 우체통에 넣으면 주소지로 배달해주는 무료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엽서와 함께 포스테스에서 경험한 향을 선물하는 것이다.
포스테스 성수 부티크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길77 1층
월~일요일 11:00~20:00
2호선 성수역 3번 출구에서 397m
인스타그램 @postes_official
한때 성수동은 ‘서울의 부르클린(Brooklyn)’으로 불렸다. 1950년대 후반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뚝섬과 성수동 일대에 작은 규모의 공장이 들어섰고, 1970넌대에는 철강, 인쇄, 가발 공장이 생겨났다. 1967년 금강제화가 금호동으로 이전하면서 기존 명동, 염천교, 금호동에 흩어졌던 관련 업체들이 성수동으로 모여들면서 수제화 타운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IMF 외환 위기와 중국산 제품으로 공장들이 도산했고, 2010년경 구두 생산 공장이 아닌 장인이 만드는 수제화를 판매하는 곳으로 바뀌게 된다. 성수역 4번 출구에서 시작되는 연무장길이 수제화 거리의 중심이었다. 수제화 거리가 뜨자 성수동에는 가난한 예술가와 신진 디자이너가 스며들었고, 삭막한 공장 지대에 예술적 색채가 더해졌다. 공방은 카페를 겸했고, 작업 시간을 피해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하면서 문화공간 역할을 했다. 이 일대가 패션과 뷰티, 팝업과 플래그십 스토어의 성지가 된 데는 이러한 에너지의 응축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흔적이 남아 있는 정제되지 않은 성수동의 매력을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