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을 지나 꽃망울이 움트는 봄이 되면 많은 이들이 한양도성을 찾습니다. 순성(巡城)은 원래 조선의 군인들이 한양도성의 방어와 관리를 위해 성곽을 따라 순찰하던 일을 가리키던 말로 조선 후기에는 상춘객들이 성벽을 따라 두루 돌며 경치를 구경하던 일도 순성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또한 순성은 한양으로 과거(科擧)를 보러 올라온 선비들이 급제를 바라며 돌아보던 풍습이기도 했습니다. 여기 100여 년 전 한 선비가 남긴 순성의 기록이 있습니다. 과거를 치르고 합격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순성길에 나섰던 경험을 풀어놓은 이 글에는 과거 한양도성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기록에 담긴 순성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한편으로 순성의 전통이 현재까지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오늘, 옛 선조들의 발걸음을 따라 잠시 성곽길을 걸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