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내게서 번져 당신에게 건네는》은 이정희, 이페로, 주유진 작가의 3인전으로 ‘농담’의 다의어에 주목하여 기획되었다. 전시에는 상대가 기분 좋기를 바라며 건네는 작은 바람을 의미하는 ‘농담(弄談)’과 예술에서 색이나 명암의 옅음과 짙음의 정도를 설명하는 ‘농담(濃淡)’이 모두 담겨있다. 이번 전시는 '진하게 번져가는 나', '스치며 건네는', '미소를 기대하는'의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진하게 번져가는 나’에서는 이정희, 주유진 작가가 사적인 고독에 대해 논한다. 다양한 푸른빛이 고여 있는데, 이정희 작가는 절망이 함께 공존하는 낙원 아르카디아를 통해, 주유진 작가는 푸른 색을 통해 자신의 고독에 대한 사유를 담았다.
두 번째 ‘스치며 건네는’에서는 이정희, 이페로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세밀하게 그려낸 디저트들을 빠른 스트로크로 밀어내 형상을 뭉개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인 이페로 작가의 작품에서는 대상이 뭉개지며 기존의 형태는 농담으로 스쳐 가고 명징했던 실체는 모호해진다. 마치 휴대폰의 ‘밀어서 잠금 해제’처럼 감추어 있던 것들이 드러나는, 오히려 드러내고자 했던 실체가 분명해진다고 작가는 전한다.
마침내 가장 안쪽에 마련된 ‘미소를 기대하는’에서는 주유진 작가가 조성한 작은 정원이 펼쳐진다. 밝은 색의 꽃이 피어난 정원에 자신이 아닌 타자를 위치시킴으로써 푸른 빛이 번지던 자신의 고독과는 다르게 타인의 고독은 외롭지 않게, 다채로운 색이 번지는 경험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