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뤽 고다르 -
사진은 현실의 찰나를 담는다. 그래서 사실이다.
영화는 사진보다 더 적나라하게 사실을 보여준다. 평균적으로 초당 24프레임을 사용하는 영화는 살아 움직이는 현실의 삶을 보여준다. SF 영화라 할지라도 우리가 아는 장소, 지명, 인물 등이 출연하면 진짜 현실처럼 느껴지는 법이다. 가만히 앉아 관람만 했던 영화 속 이야기를 이제는 직접 경험해 볼 때이다.
스크린 속 서울을 함께 찾아가 보자.
- 세빛섬 -
서울 시내를 누비는 캡틴 아메리카와 블랙 위도우.
슈퍼 히어로들이 서울 하늘을 날아다니며 빌런들을 물리치는 장면을 상상이나 했을까.
2015년 개봉한 어벤져스 시리즈 2탄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제작 단계에서부터 서울 촬영이 진행된다고 하여 한국 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영화에서 묘사한 서울은 IT 강국의 최첨단 도시다. 영화 <어벤져스> 속에서 노출된 세빛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MBC 사옥 앞, 마포대교 등은 현대적인 도시 서울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준다. 특히 개봉 당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세빛섬 은 세계 최초 수상 문화 공간으로 음식점, 회의실, 연회장은 물론 공연까지 진행되는 곳이다. 무엇보다 밤이 되면 LED 조명이 켜지면서 건물 전체가 반짝거린다.
서초구 올림픽대로 683(반포동)
- 서촌(세종마을) -
옛 서울과 현재의 서울을 느낄 수 있는 곳.
2013년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의 주 무대는 서촌 (세종마을)이다.
주인공 해원은 서촌을 거닐며 데이트하고 서촌(세종마을)에 있는 어느 카페 앞에 앉아 엄마와 이야기를 나눈다. 이 곳의 매력은 그 동안 잡지, 드라마, 영화 등에서 수없이 소개되었다. 아이돌 수지가 출연하여 스타덤에 오른 영화 '건축학개론'도 서촌(세종마을)에서 촬영되었다. 옛 한옥에 음식점, 옷가게 등이 들어서 있어 특이하다.큰 간판이 없어도 사람들은 잘만 찾아간다.
영화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에 서촌(세종마을)을 향한 발걸음들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 종로구 사직동 일대
- 눈덮인 종묘 -
영화 <광해>의 시작은 눈 덮인 겨울날의 종묘 다.
종묘는 조선 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봉안한 사당이다. 임금이 새로 왕위에 오르면 가장 먼저 종묘와 사직에 나아가 절을 하며 제사를 드렸다. 역사 드라마에서 흔히 나오는 대사 ‘종묘사직에 부끄럽지 않습니까’가 쉽게 이해되는 대목이다. 영화는 종묘에서 시작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광해군(조선 8대 왕)의 신위는 정치적 문화적 이유로 인해 종묘에 모셔지지 못했다.
눈 덮인 종묘는 한 폭의 그림이다. 영화 <광해> 의 여운에 젖어 있다면 상념에 잠긴 듯 종묘를 거닐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종묘는 보존을 위해 하루 관람 인원 및 동선 등을 통제하니 미리 알아보고 방문하도록 하자.
영화와 같은 삶을 살고 싶다. 기뻤다, 슬펐다, 쓸쓸했다, 찬란한 영화 속 주인공의 삶. 다 안다. 영화 속 주인공의 삶이 ‘진짜’가 아니라는 걸. 하지만 영화 속 그 장소로 가서 기분을 내 볼 수 있지 않을까. 여러 유명 영화 속 촬영지를 모티브로 운영되는 곳이 서울에도 많다. 12월, 서울에서 영화 속을 여행하는 주인공이 되어 보자.
- <어바웃타임>의 암흑까페 -
때로는 안 보이는 것이 더 많은 걸 진실되게 이야기 해준다. 영화 <어바웃타임> 의 두 주인공 팀과 메리는 암흑카페에서 만나 블라인드 데이트를 한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다. 독특한 테마 음식점 혹은 카페를 선호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암흑까페는 인기 있는 코스 중 한 곳이다. 인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무한도전에도 소개된 신촌의 눈탱이감탱이 는 <어바웃타임>의 암흑까페처럼 불빛 하나 없는 곳에서 주문을 하고 식사를 하는 곳이다. 처음에는 불편하겠지만 영화 속 장면을 생각하면서 보이는 것보다 들리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몰랐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간혹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누가알까, 이곳에서 팀과 메리처럼 서로의 파트너를 만나게 될지.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62-1
02-3144-3760
- 홍대에서 출발하는 호그와트 행 급행열차 -
해리포터 시리즈는 언제나 해리와 친구들이 킹스크로스 9와 4분의3 승강장에서 호그와트 행 급행열차를 타고 출발하는 장면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제는 어른이 된 수많은 어른이들에게 꿈의 장소가 된 호그와트를 서울에서 만나 볼 수 있게 되었다. 홍대에 새롭게 문을 연 카페&펍 킹스크로스 943은 카페겸 펍으로 운영되고 있다. 벽을 뚫고 사라지는 카트, 지팡이 상자로 가득 찬 한쪽 벽면과 다락으로 향하는 나무계단은 마치 호그와트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각 기숙사의 교복과 지팡이 그리고 빗자루가 놓여있는 포토존은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한 가득이다. 커피를 마시는 내내 영화 속 사운드트랙을 들으며 영화 속 여운을,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417
- 케빈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시즌 -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찾아오는 케빈. 영화 <나홀로집에2 – 뉴욕을 헤매다> 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로 사랑받는 꼬마는 복잡한 도시 뉴욕 속에서 온갖 모험을 겪다 록펠러 센터 앞 대형 트리 앞에서 소원을 빈다. 어른이 되면서 크리스마스에 대한 환상이나 기대감이 옅어진다지만 누구나 화려한 대형 트리 앞에서면 설레인다. 록펠러 센터 앞 대형 트리가 부럽지 않을만큼 커다랗고 화려한 트리를 서울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1960년부터 매년 설치된 서울시청 앞 성탄트리는 서울시 명물로 자리잡았다. 시청 앞 트리는 11월 달에 개최된 점등 행사를 시작으로 매일매일의 저녁을 특별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마법이다.
시청 앞 트리 이외에도 서울 시내 곳곳 포토 스팟으로 자리잡은 트리 명소들을 찾아 다니는 재미도 있다.
중구 명동 세종대로 110
12월 서울에 눈이 내린다. 하얀 눈이 내리고 캐롤이 울려퍼지며 방학을 맞이하여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한다.
굳이 영화관에 가지 않아도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서울을 여행할 수 있다.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는 12월에도 서울에는 즐길거리가 한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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