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물론 해외여행일수록 한곳이라도 더 둘러보고 한 가지라도 더 느껴보고자 하는 욕심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여행객들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뿐 아니라 현지인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곳이라면 용기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서울 주요 관광지(명동, 홍대 부근, 경복궁 등)로부터 30분 정도의 시간만 투자하면 쉽고 간편하게 찾아가 서울 시민과 즐길 수 있는 곳, 여의도(여의도 한강공원)가 바로 그런 곳이다.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자전거를 즐길 수도 있고 한강에서 요트와 유람선을 탈 수도 있으며 해가 지면 나타나는 ‘밤도깨비(야시장(夜市場))’에서 세계 음식을 체험하기도 한다. 63빌딩 내 갤러리아면세점과 IFC몰에서의 쇼핑, 매년 10월 열리는 세계 불꽃축제, 이와는 대조적인 분위기의 자연생태공원은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유’와 ‘여유’이다. ‘넓은 섬’이라는 뜻의 여의도(汝矣島)는 한때 버려진 모래섬에서 정치·금융 등 서울의 중심지로 탈바꿈한 곳이며 한강 변을 따라 조성된 여의도 한강공원은 휴식 장소로 더 알려져 있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김포공항 방향으로 6번째 정류장인 여의나루역에서 내려 여행객들이 원하는 즐길 거리를 찾아가면 된다. 여의나루역 2번 출구 또는 3번 출구로 나가 한강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마포대교, 오른쪽으로 원효대교를 볼 수 있다. 마포대교 아래쪽에 있는 물빛광장 주변의 마포대여소와 원효대교 쪽 이랜드 크루즈(한강유람선) 주변의 원효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이동할 것을 추천한다. 요트를 즐길 수 있는 서울 마리나 클럽&요트와 면세점과 아쿠아랜드가 있는 63빌딩, 샛강생태공원, IFC쇼핑몰 등을 걸어서 둘러보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여행객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사이 ID카드 또는 여권(Passport)을 대여소에 맡기고 1인당 1시간에 3000원을 지불하면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다. 틀에 박힌 여행에서 벗어나 1인용 자전거를 타고 페달을 밟을 때 느끼는 자유로움도 좋고 젊은 남녀가 2인용 자전거를 탄 채 얘깃거리를 주고받는 모습은 아름답다.
물빛광장 대여소를 출발해 반포 방향으로 주행한 후 이랜드 크루즈와 63빌딩을 지나 여의 상류 교차로 부근 샛강생태공원 자전거길 진입 → 서울 마리나 → 물빛광장으로 돌아오는 11.36km 코스가 일반적이다. 일반 성인이 40분 정도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이지만 면세점과 전망대, 아쿠아플라넷63이 있는 63빌딩과 IFC몰 등을 둘러봐도 4시간가량이면 충분해 비용도 싸다.
이때 자전거 대여소에서 미리 자물쇠를 받아 움직이면 63빌딩 등을 구경할 때 자전거 분실 등의 걱정을 덜고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최근 제2롯데월드 타워(123층) 개관으로 2인자로 밀려난 63빌딩(1985년 준공)이지만 갤러리아면세점을 개장한 후 여행객들이 즐겨 찾고 있다. 황금빛 유리가 특징인 이 건물은 계절별로 일조량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고 아름다운 한강 변과 하늘의 빛에 의해 파사드(Facade)에 반사되는 모습이 장관이다. 특히 저녁 시간 서해로 지는 노을과 강 양쪽을 끼고 이어지는 강변로의 차량 불빛은 63빌딩의 조망 중 절경으로 꼽힐 정도로 색다른 추억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63스퀘어에 위치한 아쿠아플라넷63은 250여 종 3만여 마리의 해양 생물들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메인 수조에서 음악과 조명이 어우러져 동화 속 아름다운 인어를 연출하는 ‘머메이드 쇼’는 아쿠아플라넷의 포인트다.
63빌딩에서 자전거로 2~3분 정도면 갈 수 있는 샛강생태공원은 섬(여의도)과 육지 사이에 형성된 저습지다. 여름철 장마 때는 물이 넘쳐날 정도로 규모가 작지만 도심 속에 숨어있는 자연의 진짜 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 버드나무, 갈대, 억새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지하수를 이용한 계류폭포와 연못, 습지성 식물인 부들과 미나리, 물옥잠 등을 볼 수 있다. 4.7km의 자전거길과 7.4km의 산책로 때문에 흐르는 시간을 외면한 채 색다른 추억을 만들기 위한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적당한 곳이다.
여의도에서 즐길 수 있는 한강유람선과 서울 마리나 클럽의 요트도 여행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2번과 3번 출구에서 한강 쪽을 바라보면 아라호와 이랜드크루즈 유람선 선착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유람선은 코스에 따라 최저 1만 5,000원부터 음악과 뷔페 음식이 있는 최고 8만 5,000원까지 있지만 어떤 것을 선택하든지 서해로 떨어지는 태양이 만들어내는 풍광을 보는 순간 ‘우와’하는 탄성이 나온다.
물빛광장에서 서강대교를 지나 서울 마리나 클럽까지는 자전거로 5분이면 충분하다. 내친김에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고 서울 마리나 클럽 카페브리즈에서 커피를 마시며 요트를 고르면 된다. 27피트·31피트 크루즈 요트와 비즈 보트·파워 보트(실버톤) 중 여행경비가 생각난다면 1인당 1만 5,000원으로 1시간 코스를 즐길 수 있는 27피트 크루즈 요트라도 타보자.
마포대교 밑 물빛광장 부근에서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만 만나볼 수 있는 ‘밤도깨비 야시장’이 있다. 오후 6시부터 등장하는 밤도깨비 야시장에서는 다채로운 세계 각국의 푸드트럭과 핸드메이드 마켓, 그리고 각종 문화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밤 11시까지만 영업하는 푸드트럭의 음식은 가격에 비해 맛이 뛰어날 뿐 아니라 다양한 메뉴를 내놓고 있어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주변 매점에서 맥주를 산 후 푸드트럭에서 판매하는 닭꼬치를 들고 노을 진 강변에서 ‘치맥(치킨과 맥주)’을 맛보는 시간만큼 행복한 순간도 없을 것이다.
여의도에서의 또 다른 재미는 IFC몰에서 찾을 수 있다. 여의나루역 1번과 4번 출구로 나가 문화방송 쪽으로 100여m 정도에 있는 사거리 부근의 중소기업진흥공단 옆에 IFC몰이 있다. 자전거를 빌린 후 여의도를 돌아보는 일반적인 코스에서 벗어나 있지만 잠깐 구경하는 건 여행의 덤이다. 식사와 영화, 쇼핑 등을 한 번에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L3 층은 뉴욕의 아트 스트리트를 연상시키는 이국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로 연인들 사이에서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도 유명해 여행객들이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아시아투데이 정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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