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궁은 본래 인조의 아버지인 정원군의 집이었으나, 그 터에 왕기가 서려 있다는 말이 돌자 광해군이 이를 몰수해 궁궐을 지었다. 건립 당시만 1500칸에 이르는 대궐이었던 경희궁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가장 철저하게 파괴됐다. 일사늑약(을사조약)이 강제 체결되고 경성중학교가 들어서면서부터다. 또한 경희궁 터에는 전매국 관시를 지었고 전각들도 대부분 팔아버렸다. 1988년 복원 작업에 착수한 후에야 몇몇 전각의 이전 작업이 추진됐다. 경희궁의 흥화문도 이때 복원했다. 경희궁의 정전인 숭정전, 국왕이 공무를 수행하던 자정전과 영조의 어진을 보관하던 태령전도 새로이 복원했다. 경희궁은 2002년 일반인들에게 개방한 뒤로 다시금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어떤 모습으로 옛 위상을 회복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우리의 문화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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