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산에서 서울 도심 야경을 즐기기 전, 정감 넘치는 재래시장에서 색다른 체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나오는 통인시장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골목형 재래시장이다. 약 80여 개의 점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로 눈과 입 모두가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
통인시장에는 이곳만의 특별한 즐길 거리인 ‘도시락 카페’가 있는데, 여기서는 카드나 현금이 아닌 과거 조선시대에나 쓰이던 ‘엽전’으로 음식을 구매해야 한다는 점이 재미있다. 시장 입구에 위치한 고객만족센터에서 엽전을 구매한 후, 시장 내 도시락 카페 가맹점에서 원하는 음식을 엽전으로 구매할 수 있다. 통인시장 도시락 카페는 떡볶이는 물론, 떡갈비, 김밥, 각종 반찬 등 다양한 음식으로 도시락을 채워 카페로 돌아와 맛있게 먹으면 되는데, 엽전은 1개에 500원으로 10개 정도 구매하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오전 11시부터 평일에는 오후 3시, 주말 및 공휴일에는 오후 4시까지만 구매할 수 있으니 방문 전 참고하면 좋다.
통인시장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은 ’기름 떡볶이’인데, 여러 매체에서 소개된 적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음식이다. 기름에 튀긴 떡을 간장과 고추장 두 가지 종류로 볶아내어 취향에 맞게 짭쪼름한 맛이나 매콤한 맛으로 즐길 수 있고 식감까지 바삭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통인시장만의 명물이니 도시락 카페를 통해 꼭 드셔보시길 추천한다.
많은 커플이 미술관이나 전시회를 데이트코스로 고르기도 한다. 서울에는 정말 많은 미술관이 있지만 이번에 추천할 미술관은 부암동에 위치한 '석파정 서울미술관'이다. 석파정 서울미술관은 단순한 미술관이 아니다. 다양한 전시를 주관하는 서울미술관과 더불어 북악산과 부암동이 한 눈에 보이는 공간인 석파정이 함께 공존하는 공간이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서울, 그 다양한 문화를 보다 주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하는 서울미술관에서는 다소 전형적인 전시보다 연애의 감정을 온도로 표현한 전시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에 대한 전시, 미술관에서 만나는 동물원들을 주제로 한 겨울 동물원 전시 등 색다르고 참신한 전시회를 많이 열고 있다. 단순히 작품을 수용하는 것이 아닌, 전시를 통해 스스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고자 한다면 서울미술관의 전시를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서울미술관에서 특별한 전시를 보고 4층으로 올라와 외부로 나오게 되면 ‘석파정’을 만나볼 수 있다. 석파정은 멀리 북악산과 가까이는 부암동이 한 눈에 보이는 멋진 뷰로 사랑받는 곳이다. 이 곳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이 곳은 원래 조선시대 영의정까지 지낸 고위 관료가 가꾸던 곳인데, 조선 제26대 임금인 고종의 아버지이자 정치가인 흥선대원군이 이 곳을 맘에 들어해 자신의 별장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후 바위(石) 와 언덕(坡)이 많아 ‘석파정(石坡亭)’이라 이름을 바꾸었는데, 흥선대원군의 아호인 ‘석파’도 여기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석파정이 그 정도로 매력적인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이야기다.
석파정은 둘러보기 좋은 곳이 많이 있다. 입구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사랑채와 그 곁에서 몇 백년의 시간을 지내온 천세송도 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나무인 천세송은 보는 것 만으로도 억겁의 세월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별채도 있는데 별채에서 보는 뷰가 정말 아름답다. 산과 나무들, 사랑채가 어우러지는 풍경을 보고있자면 마치 조선시대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별채에는 고종 황제가 묵었던 방도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북악산 자락에는 기존의 카페와는 다르게 아주 매력적인 카페가 여러 곳이 있다. 첫번째로 추천할 곳은 부암동의 ‘산모퉁이’ 카페다.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커피프린스 1호점’이라는 드라마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곳이다. 이 곳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카페에서 바라보는 뷰다. 저 멀리 우뚝 솟은 북악산을 필두로 시원한 서울 도심 풍경을 볼 수 있다. 날이 좋은 날 방문한다면, 햇살과 함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힐링할 수 있는 제격의 장소다.
미디어에 방영된 카페로는 ‘더 피아노’ 도 있다. 평창동에 위치한 이 카페는 ‘하트시그널’이나, ‘놀면 뭐하니’ 등 예능과 CF 배경으로 종종 등장한 곳이다. 대중교통으로 가긴 어렵지만 ‘과연 도심에서 이러한 뷰를 볼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뷰가 펼쳐지는 곳이다. 북악산을 배경으로 멋진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카페니, 평창동 근처에 간다면 꼭 한 번 가보자.
낮에는 멋진 뷰와 함께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면 밤에는 서울의 야경을 즐길 시간이다. 서울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스팟은 여러 곳이 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서울 도심 야경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북악스카이웨이’를 소개하려고 한다. ‘북악산’이라고 해서 힘들게 산을 올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를 탄다면 야경을 볼 수 있는 바로 코앞까지 이동할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도 많은 연인에게 야간 드라이브 코스로 사랑받고 있는 곳이 바로 북악스카이웨이다.
북악스카이웨이에서 야경을 관람하기 전에 ‘북악팔각정’을 먼저 구경하는 것도 좋다. 서울의 야경 못지않게 아름다운 자태를 뿜어내는 팔각정은 밤에는 조명이 켜져 화려한 멋이 더해진다. 또 하나, 폐품이나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여 예술로 승화시킨 ‘정크아트’ 작품도 전시되어 있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렇게 북악팔각정과 주변을 간단히 둘러본 이후에 본격적으로 야경을 보면 되는데 북악스카이웨이에서 볼 수 있는 서울 야경의 장점은 파노라마뷰로 서울의 야경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 한 가운데 위치한 남산부터, 강남 방면으로는 남한산성과 날이 좋은 날에는 롯데타워까지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고개를 들어 깜깜한 하늘을 바라보면 희미하지만 이따금씩 밝게 빛나는 별들도 찾아볼 수가 있다. 도심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산 정상에서 느낄 수 있는 정취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북악스카이웨이다.
머리 위로는 작고 아름다운 별들이 있고, 발 아래에는 밝게 빛나는 서울의 야경을 두고, 그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바라보며 나누는 대화는 그것이 무엇이든 찬란히 빛나지 않을까? 밤이 아름다운 이 곳, 북악산에서 잃어버렸던 감성 한 스푼을 더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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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5월에 작성된 기사로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운영 여부 및 시간이 변동될 수 있으니, 사전 확인 후 방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