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지속되는 무더위. 꿀 같은 휴일을 알차게 누리고 싶지만 맘먹고 멀리 떠나기에는 체력도 비용도 시간도 만만치 않다. 그럴 때 좋은 대안이 되어주는 것이 바로 ‘북캉스(book+vacance)’다. 지식과 재미와 감동을 가장 쉽고 빠르게 주는 독서와 함께라면, 몸은 편하고 마음은 풍요로운 뿌듯한 휴식을 보낼 수 있을 테니까. 이번 ‘투어리스트와 로컬 사이'에서는 더위를 피해 시원하고 쾌적한 서울 북캉스를 즐기기 좋은 남산 아래의 유서 깊은 도서관을 소개한다. 여름 실내 데이트 코스로도 훌륭한 인근의 독립서점 3곳은 덤이다.
남산도서관
서울역에서 나와 402번 버스를 탄다. 숭례문을 끼고 돌아 백범광장공원을 지나면 시야에 들어오는 다산 정약용 동상. 저 멀리 우뚝 솟은 남산서울타워 아래로 여름의 푸른 기운을 머금은 울창한 수풀이 펼쳐지고, 산기슭에 자리한 오늘의 목적지 남산도서관이 보인다.
서울시교육청 남산도서관은 서울시 최초의 공립도서관이다. 1922년 명동에 설립된 ‘경성부립도서관’이 전신인 만큼 무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곳. 광복 이후 서울을 대표하는 공공도서관으로 거듭나며 현재까지도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금의 남산도서관 건물은 1964년에 지어진 것으로 근대건축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에는 서울 미래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50만여 권의 국내외 서적과 1만 6천여 점의 비도서 자료, 800종 이상의 연속간행물 등 폭넓은 지식 자원을 자랑하며, 도서관 5층에 위치한 ‘목멱관’에서는 서울시 지정 유형문화유산과 등록문화유산 등의 귀중자료도 감상할 수 있다.
도서관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남산의 풍경이야말로 이 도서관의 자랑이다. 대부분의 자료실과 열람실은 창문을 통해 우거진 녹음을 바라볼 수 있어 시야가 답답하지 않다. 탁 트인 공간에서 책도 읽고 컴퓨터 작업도 하고 싶다면 2층 디지털자료실로 향해볼 것. 힐링존의 라운지체어에 앉아 창밖을 보며 멍 때리다, 졸음이 쏟아질 땐 남산하늘뜰로 나가도 좋겠다. 남산서울타워가 올려다보이는 널찍한 테라스. 간결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시원한 음료 한잔 마시며 쉬어 가보자.
서울 용산구 소월로 109 남산도서관
'남산도서관.용산도서관' 버스정류장 171m (도보 3분)
남산도서관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인근에 위치한 여러 책방도 함께 돌아볼 것을 추천한다.
만화, 문학, 독립출판물 등 각기 다른 테마를 품은 3곳의 서점을 소개한다.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39길 33 그래픽
화-일 13:00-23:00 (월 휴무, 8월 한 달만 주말 11시 오픈)
'디지텍고등학교앞' 버스정류장 286m (도보 5분)
고요서사
문학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해방촌의 서점 고요서사를 추천한다. “고요한 세계를 드립니다”라는 문장처럼 좋은 책을 만났을 때 경험할 수 있는 내면의 고요를 선사하고자, 2015년 가을부터 해방촌에 터를 잡고 양질의 서적을 소개해 온 책방이다. 이곳을 혼자 꾸려가는 출판사 편집자 출신의 주인장은 매장을 준비하는 동안 일제강점기 때 박인환 시인이 서울 종로에서 운영했던 서점 ‘마리서사’를 떠올리기도 했다고 한다.
고요서사는 문학을 중심으로 인문, 사회, 예술 분야의 다채로운 책들을 선보인다. 1~2주에 한 번씩 신간이 업데이트될 뿐만 아니라 주인장이 선별한 큐레이션 도서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게 장점. 공간 중앙의 매대에는 신간을, 흰 벽면 선반의 위쪽에는 신간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서적을 배치했으며 상황에 따라 테마별 추천 도서가 올라오기도 한다.
서울 용산구 신흥로15길 18-4 1층 고요서사
월, 목-일 14:00-19:00 (화, 수 휴무)
'남산교회입구' 버스정류장 124m (도보 3분)
‘해방촌 책방’ 하면 떠오르는 또 하나의 서점이 스토리지북앤필름이다. 2013년에 문을 연 이래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독립출판물의 매력을 앞장서서 전파해 오고 있는 곳. 오늘 소개하는 매장은 해방촌 언덕의 본점이 아닌 후암 108계단 아래에 자리한 로터리점이다.
제약 없는 주제와 내용, 파격적인 편집과 디자인 등 자유분방한 에너지와 창작자 개개인의 뚜렷한 개성이 꿈틀거린다는 점이야말로 독립출판물의 가장 큰 매력이다. 스토리지북앤필름 로터리점은 에세이부터 매거진, 사진집, 그림책 등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소규모 독립출판물을 선보인다. 물론 기성 출판물이나 해외 서적 역시 찾을 수 있다. 서가의 90% 이상이 독립출판물로 채워진 해방촌점과 달리 로터리점은 비주얼/아트 분야를 중심으로 폭넓은 카테고리의 서적을 아울러 소개한다.
서울 용산구 신흥로36길 5 1층
매일 13:00-19:00
'용산중고' 버스정류장 422m (도보 7분)
smartstore.naver.com/justorage
무더위가 사그라든 자리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때,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서울야외도서관을 찾아보면 어떨까. 도서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풍성한 북캉스를 즐길 수 있는 곳. 광화문광장(‘광화문 책마당’),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책읽는 서울광장’),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 청계천(‘책읽는 맑은냇가’)에 조성된 서울야외도서관은 맑고 쾌청한 하늘 아래서 자유로이 독서 생활을 누리기 좋은 도심 속 문화 공간이다. 서울도서관에서 큐레이팅한 수천 권의 도서와 함께 일상의 고단함은 잠시 잊은 채 평화로운 휴식을 만끽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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