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하기 좋은 계절에 여행하면 좋은 곳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의미로 풍요로움이 가득한 수확의 계절을 의미하는 고사성어다. 가을은 지식과 지혜를 쌓는 독서의 계절로도 잘 알려져 있다. 높고 푸른 하늘에 선선한 바람이 불어 마음의 양식을 쌓기에 좋은 요즘, 독서와 여행이 함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들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나라 책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고 있는 책 박물관부터, 자연 속에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까지. 책을 조금 더 친숙하게 즐길 수 있는 서울 속 책 공간들을 함께 여행해보자.
오감으로 체험하는 책 문화
#송파책박물관 #체험형박물관
‘송파 책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 책박물관이다. 책을 주제로 한 공간답게 책의 단면을 형상화한 것처럼 보이는 건물 외관뿐만 아니라 정문을 들어서면 마주하는 메인 홀 공간이 한눈에 책을 위한 공간임을 보여준다. 계단형 좌석 양옆으로 책꽂이가 펼쳐져 있고, 높은 천창으로는 빛이 쏟아진다. 첫인상부터 ‘책’을 가득 품은 이 건물은 2020년 제38회 서울특별시 건축상의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송파 책박물관’은 어디서든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틈틈이 독서를 위한 공간을 두었지만 이곳의 본질은 ‘박물관’에 있다. 책과 관련한 전시나 강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책에 대한 흥미를 자극한다. 상설전시관에서는 조선시대 우리 선조들이 독서를 즐겼던 방식과 우리나라 근현대 책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 ‘잡지 전성시대’라는 이름의 잡지를 소재로 한 기획 전시는 분홍, 보라색 등 다양한 색감으로 공간에 포인트를 주었다.
이 곳은 다양한 책 문화를 통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책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귀로 들을 수 있는 체험형 공간도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다. 종이에 연필로 글을 쓰는 소리나 원고를 타이핑하는 소리를 들으며 필사를 하는 공간, 인쇄기를 직접 손으로 눌러 찍은 책갈피를 만드는 공간, 그리고 미취학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북키움’은 놀이터에 가깝다. 동화 마을에서 오감을 이용한 놀이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주소 서울특별시 송파구 송파대로37길 77
운영시간 화~일요일 10:00 ~ 18:00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마을과 공원을 잇는 다리
#내를건너서숲으로도서관 #윤동주도서관
내를 건너서 숲으로 /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 나의 길 새로운 길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문을 연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은 윤동주 시인의 시 ‘새로운 길’의 앞 구절에서 이름을 따왔다. 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주택가와 푸르른 공원 사이에 위치한 이 도서관은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라는 시 구절처럼 마을과 공원을 연결하고 있다. 도서관을 넘어 들어가는 숲처럼 초록빛 외관을 띠고 있는 이 건물은 2018년 제36회 서울특별시 건축상의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역사다리꼴 모양의 외관을 따라 내부 공간 또한 비탈진 경사가 도드라진다.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의 계단식 책장은 경사를 따라 계단을 한 칸씩 오르내리며 책을 고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천장까지 이어진 높은 책장에 새하얀 인테리어는 책으로 빼곡한 공간에 개방감을 준다. 자유롭게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열람 공간 역시 계단식 형태로 만들었다. 목재 재료를 사용해 따뜻하고 포근하면서도 마치 공연장처럼 편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책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은 건물 옆의 숲으로 이어지는 외부 계단을 따라 각기 다른 층고에 맞춰 출입구를 다양하게 만들었다. 출입구 중 어느 곳으로 들어와도 바로 도서관으로 이어지며, 어느 곳으로 나가도 숲으로 연결되는 동선이다. 마을과 공원의 경계를 없앤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은 근처 학교 학생들에게는 놀이터가, 동네 주민들에게는 이야기의 장으로서 누구나 가볍게 오고 가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주소 서울특별시 은평구 증산로17길 50
운영시간 평일 09:00 ~ 22:00, 주말 09:00 ~ 18:00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자연과 책이 어우러진 쉼터
#양천공원책쉼터 #자연속도서관
양천구 양천공원은 따스한 햇빛과 시원한 바람, 새소리 등의 자연을 담고 있다. 공원에는 운동하는 사람들의 활기와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의 여유가 조화롭게 섞여 있다. 그리고 이 공원 한 켠에는 자연과 어우러져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양천공원 내에 위치한 ‘양천공원 책쉼터’는 공원과 잘 어우러진 독서 휴식 공간으로 2021년 제39회 서울특별시 건축상의 대상을 수상했다.
안으로 말린 곡선 세 개가 원기둥 책장 중심축을 기준으로 등을 맞대고 둘러싼 바람개비 형태의 ‘양천공원 책 쉼터’는 곡선미가 강조된 공간이다. 공원을 감싸 안는 듯한 곡선을 따라 커다란 창을 내어 도서관 안에서도 공원의 자연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곡선 벽면 한 쪽은 책장으로 활용해 책들의 틈 사이로 햇빛이 들어온다. 따뜻한 목재 바닥에 햇빛과 포근한 조명이 더해져 부드러운 이미지가 더욱 강조된다.
‘양천공원 책쉼터’는 도서관이면서 쉼터이다. 책을 읽다가 언제든 밖으로 나와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양천공원 책쉼터’의 둥근 외관을 따라 길게 이어진 파빌리온*은 도서관의 이용객들에게 최적의 야외 쉼터이다. 도서관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면서도 파빌리온이 만들어낸 그늘 밑에서 한적하게 쉴 수 있다. 파빌리온 앞의 놀이터에서 뛰어 노는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까지 한데 어우러져 복잡한 도심 속 포근한 쉼터가 된다.
*파빌리온(pavilion) : 천막 등의 임시적인 소규모 건축물을 말한다.
주소 서울특별시 양천구 목동동로 111
운영시간 화~일요일 10:00 ~ 19:00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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