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에'의 오드리 토투가 될 순 없지만 그녀가 일하던 프랑스의 카페의 고즈넉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아침마다 빵 냄새가 향기롭고 낮 3시면 모든 식당이 낮잠을 자는 거리. 한국에서 찾을 수 있는 최고의 프랑스, 바로 서래마을 카페거리다.
서래마을은 ‘서울 속의 작은 프랑스’라고 불린다. 이 동네가 이런 분위기를 갖게 된 건 1985년 서울 프랑스 학교가 들어서면서부터다. 프랑스 학교는 서울에 사는 프랑스 아이들이 고향과 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 서래마을 한복판을 지나는 카페 거리는 이런 프랑스 사람들의 생활을 위해 자연스레 형성됐다.
여기서 ‘카페’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커피숍과는 차이가 있다. 프랑스에서 말하는 카페는 커피는 물론 와인도 팔고 식사까지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대부분의 카페에 발코니, 테라스가 있고 바게트와 스테이크까지 취급한다.
①인근에 위치한 서리풀 공원
②주말 저녁의 서래마을 거리. 휴일임에도 고즈넉한 분위기다.
카페거리에는 정통 프랑스식을 고집하는 음식점이 많다. 웬만한 식당엔 프랑스 출신 혹은 유학파 요리사가 있다. 이 식당들의 특징은 낮 3시를 전후해 문을 닫고 쉬는 시간을 갖는다는 점이다. 이곳의 빵집 또한 유명한데, 아침 시간이면 갓 나온 빵을 사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선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은 한국 주민과 거주 외국인의 조화로운 모습이다. 외국인들은 한복을 갖춰 입고 설이나 추석 등 한국 명절을 함께 보낸다. 외국인 전용 주민 센터에서는 서울글로벌센터와 연계해 자수, 한지공예 등을 타향 사람들에게 가르친다. 프랑스학교에서도 아이들의 적응을 위해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교육한다.
서래마을 카페거리는 지하철역으로부터 500미터 떨어져 있다. 이런 점이 바로 서래마을만의 한적하고 유럽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게 돕고 있다. 주말에 와도 명동, 강남처럼 북적거리지 않는다. 언제 어느 순간에나 유럽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카페거리다.
서래마을 카페의 전경
①서래마을의 서울프랑스학교 프랑스의 교육과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②갓 구워낸 노릇노릇한 빵들. 아침이면 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