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에서 소개되는 그림들은 ‘빈집’을 소재로 한 연작입니다. 작가가 연안에서 수집한 기억의 파편들을 모아서 구성한 이 작품들은, 시간과 공간이 그림으로 전환된 다차원적인 구조를 드러냅니다. 관람자는 얼음 바닥과 조수에 의해 격앙된 바다가 보이는 창문 그리고 바다가 밀려오는 실내에 둘러싸이는 동시에, 바닷가에 서있게 됩니다. 평면 회화 공간을 응시하는 것을 넘어서, 중력이 멈춘 다면적 공간 안에서 능동적인 참여자가 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영화 속 이야기는 실제로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프레임들이 모여서 한 번에 보일 때는 ‘사건’을 목격하는 강렬한 환영이 생깁니다. 이번 전시는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을 현실에서 목격한 듯한 바로 그런 감각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