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제이 작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 보편적이라는 생각 아래 작업을 이어갑니다. 작가는 투병 생활 이후, 제주도의 해풍을 맞으며 누워있던 나무의 풍경에서 작품의 모티브를 얻고, 바람과 집이라는 대비되는 존재를 표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여기서 바람은 추상과 자유의 의미이며, 집은 감정의 마침표를 찍는 존재입니다. 작가는 작업을 하는 동안 내면과 대화하고, 작업하는 행위로부터 감정의 자유로움과 치유를 얻습니다.
황호석 작가는 작업을 위해 인상적인 낱말 혹은 생각을 메모합니다. 작가는 시간을 두고 이를 생각한 후 이야기와 이미지를 만들며, 이는 주로 찍어 둔 사진의 이미지가 선택됩니다. 그리고 그 사진 안에서 주목받지 못한 부분 혹은 감정을 발견하고 표현합니다. 일상과 주변, 그 관계 속에서 내밀한 감정이 회화 작업으로 표현되고, 이를 본 관람객들이 치유되기를 작가는 소망합니다.
롤랑바르트의 뉘앙스 개념에서 두 작가의 작품은 단순한 차이 이상의 것을 내포합니다. 각기 다른 언어로 감정을 묘사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이는 각기 다른 해석을 열어줍니다. 더불어 그 차이는 각 작품의 무드를 형성하며, 관람객은 이를 통해 더욱 깊이 있는 감정적 연결을 경험합니다. 서로 다른 모티브와 작업 과정을 갖지만, 작업을 통해 감정의 치유라는 공통된 목적을 탐구하는 두 작가는 관람객 각자의 개인적인 일상과 주변의 관계 속에서 작품을 자유롭게 해석하고 치유 받게 될 것이라고 우리에게 속삭이듯 말하고 있습니다.
-심다슬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