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4월 초 이른 아침, 여느 때와 같이 파주의 한구석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어떤 풍경을 마주했습니다.
자욱한 안개가 서서히 걷히며 드러난 이곳은 이슬을 머금은 풀들이 잠에서 깨어나는 냄새로 가득 차 있었으며, 흙 밟는 소리와 잎사귀들이 맞닿으며 내는 소리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내 자신이 자유롭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을 찾아낸 것 같아 반가움이 컸습니다.
그 후로 헤칠 수 없을 만큼 풀이 무성하게 자라났을 때에도,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장마철에도, 시리도록 소복이 눈이 쌓일 때도 찾게 되는 자리가 생겼습니다.
4월 중순 즈음의 일주일은 그 자리에 가장 빠른 변화가 생기는 시기입니다. 같은 식물들이 매년 다른 위치에 자라나고, 그에 따라 그곳의 인상도 매번 변화했습니다. 금세 사라져버리지만 그렇기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곁에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조각을 모아 만든 《7am Green pew》에 잠시 머물러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