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그 어느 때보다 성대한 축제를 이어오고 있는 미술시장은, 그 화려함이 무색하게도 유사동형의 작업으로 포화된 상태이다. 시대정신이 부재한 시대를 그린 단말마와 같은 이미지 작업, 투자 가치로서 선별되는 작가와 작품, 관람객의 여가생활과 SNS에 치우친 전시기획은 예술 특유의 독자 노선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박현성과 윤석원은 미술이 시작되었던 미메시스적 경험의 재현에 천착하며 미술의 종별성에 내기를 거는 작업을 보여준다. 갤러리 지우헌은 시시각각 변하는 현대사회의 시간을 이어 붙이는 두 작가의 전시 《 어저께의 나머지에 오늘을 붙여(The rest of today going to tomorrow) 》 를 개최한다.
두 작가가 ‘관계’를 매개로 만들어내는 것은 미메시스적 경험 공간의 복원이다. ‘미메시스’는 대상의 모습을 가감 없이 그대로 취하는 실천이다. 주체의 부재 속, 화려한 객체들이 범람하는 세계에서 그들의 작업은 좀 더 가변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을 복원하면서, 생경했던 사유의 시간 그 맨 처음으로 데려가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