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종주 코스는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에서 시작한다. 영봉을 시작으로 백운대를 지나 대동문, 대남문, 문수봉, 승가봉, 비봉, 향로봉, 족두리봉을 차례로 지나 불광역으로 도착하는 약 17km 거리의 코스다. 북한산우이역 2번 출구에서 육모정공원지킴이까지 걸어가면 첫 번째 포인트인 영봉까지 2.7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횡종주 코스는 산행 거리가 상당히 길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등 등산 난도가 높은 편이니 평소에 꾸준한 운동 등으로 기본 체력에 자신이 있는 경우라도 마음을 굳게 먹는 것이 좋다. 그렇게 이정표를 따라 더 걸으면 용덕사를 지나게 되는데, 산속에 있는 절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잠시 마음의 안식을 찾고 다시 북한산을 힘차게 가로질러 보자. 용덕사에서 1km 정도를 더 가면 첫 번째 포인트인 해발고도 604m의 영봉에 도착한다. 영봉에 오르면 바위와 소나무 뒤편으로 인수봉이 보이는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깎아지르는 인수봉 바위를 충분히 감상하고 난 후에는 백운대를 향해 가야 한다.
백운대는 북한산의 최고봉으로 해발고도가 836m에 달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봉에서 백운대까지 오르는 길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백운대에 오르고 나면 서울에서 가장 높은 북한산의 정상답게, 서울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그렇게 북한산의 지붕을 경험하고 내려올 때는 아주 조심히 내려와야 한다. 급한 경사와 더불어 산세가 험하기 때문에 부상을 당하지 않게 유의해야 한다. 중간에 위치한 북한산대피소에서 잠시 휴식하며 재정비를 하는 것도 좋다. 북한산대피소 이후에는 성곽길이 쭉 이어진다. 성곽길을 따라 이동하는 중간엔 옛날 장수들이 군사훈련 지휘소로 사용했던 동장대도 만나볼 수 있다. 성곽길 밖으로 보이는 북한산의 풍경은 수많은 바위 봉우리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최고로 알아주는 암벽 등산지로 꼽히는 북한산이기 때문에 북한산 횡종주를 하면서 바위 봉우리의 개수는 몇 개인지 세어보면서 걷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대동문에서 대남문까지 성곽을 따라 이어지는 코스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어 지루하지 않게 지날 수 있다. 대남문에 도착한다면 문수봉까지의 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 대남문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바로 문수봉을 만나볼 수 있는데 문수봉의 해발고도는 727m로 꽤 높기 때문에 탁 트인 전경을 자랑한다. 문수봉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의상능선과 산성주능선, 비봉능선이 만나는 곳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북한산 횡종주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직접 눈으로 능선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과 그 능선을 직접 내 발로 정복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비봉능선을 눈으로 확인했다면, 이젠 비봉을 정복해보도록 하자. 승가봉을 지나 비봉을 올라가거나 내려갈 때는 주로 바위를 밟고 이동해야 하므로, 특히나 발목에 힘을 주고 걸어야 한다. 그렇게 거친 바위를 밟고 올라 비봉 정상에 다다르면 다음 포인트인 향로봉과 족두리봉이 보인다. 비봉의 이름은 신라 진흥왕이 한강 지역까지 영토를 확장하면서 그 지역을 돌아보고(순수(巡狩)), 기념으로 비석을 세운 데서 유래했다. 진흥왕 순수비는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져 있고, 현재 비봉에는 복제비가 자리하고 있다.
비봉에서 다음 포인트인 향로봉까지 가는 길은 경사는 급하지 않지만,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다소 난도가 있다. 멀리서 보면 향로처럼 생겼다 하여 향로봉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는데, 재밌는 점은 보는 방향에 따라 사람 옆 모습을 닮았다 하여 인두봉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졌다 하여 삼지봉이라고도 한다. 이름이 세 개나 되는 봉우리다. 향로봉과 비봉은 가까워서 각각의 위치에서 서로가 맨눈으로 식별이 가능할 정도인데 앞서 비봉에서 봤던 진흥왕 순수비도 향로봉 정상에서 어렴풋이 찾아볼 수 있다.
이제 횡종주 코스의 마지막인 족두리봉으로 출발해보자. 향로봉에서 급경사 돌계단을 지나 족두리봉에 도착할 수 있다. 비봉능선의 가장 첫 번째 줄기가 되는 봉우리로 멀리서 봤을 때 봉우리 모양이 족두리를 쓴 것처럼 보이는 데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이 족두리봉도 이름이 여러 가진데, 독수리의 머리처럼 보인다고 하여 수리봉 또는 인수봉과 닮았다 하여 작은 인수봉이라고도 불린다. 족두리봉의 해발고도는 370m로 지금까지 올랐던 포인트 중에서 가장 낮다. 족두리봉이 비봉능선의 가장 끄트머리이기 때문에 왔던 길을 다시 돌아보면 지금껏 지나온 비봉능선이 차례대로 보인다.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킬 하드한 산행을 원하는 프로등산러라면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북한산 횡종주! 횡종주 산행은 단순히 산을 오르는 것보다 시간도 훨씬 길고 거친 암릉과 경사 급한 길들을 계속해서 오르락내리락해야 하는 무척이나 힘든 코스다. 장거리 산행에 대비하여 체력 관리에 주의해야 하고, 험한 코스에선 더욱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물이나 음료, 간식거리를 준비하여 중간중간 수분과 에너지를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반의 준비된 상태에서 도전하여 북한산을 완전 정복한 진정한 프로등산러가 되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