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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한 봄꽃들이 풍기는 향이 마음을 간지럽히는 4월이다. 똑같은 일상을 보내기가 아쉬워 자꾸만 발걸음이 밖으로 향한다. 겨우내 얼어붙은 감성을 녹이고 일상에 새로운 자극을 줄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감성을 녹이고 일상에 새로운 영감을 주기 위해 어디로 가야 할까?
영감의 원천이자 결과물인 예술이 그 답이다. 감성 충전을 원한다면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한 서울 전시회를 추천한다.

처음 미디어아트 전시를 본 날 커다란 스크린 캔버스에 칠해지는 색과 빛의 향연에 푹 빠진 기억이 있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예술의 충격에 빠져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전시장을 찾았었다. 제주도 ‘빛의 벙커’를 비롯해 강릉과 여수의 ‘아르떼 뮤지엄’ 등에서 전시되고 있는 미디어아트가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예술 전시의 대세로 떠올랐다.

최근 연달아 높은 관심과 호평을 받는 전시회를 기획하고 진행해 새로운 복합 문화공간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그라운드 시소. 서촌의 ‘요시고 사진전’, 성수의 ‘우연히 앤더슨’에 이어 명동에서 새로운 전시가 열린다. 대형 공간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활용한 그라운드 시소 명동과 이스탄불 기반의 뉴미디어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오우치(OUCHHH)’가 만났다.

이번 전시에서는 ‘데이터의 예술화’라는 생경한 개념에 그들만의 첨단 기술력과 영감을 더해 비주얼 퍼포먼스로 구현한 그들의 대표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AI 브러시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이탈리아 거장의 걸작을 조명한 ‘AI로 만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NASA의 AI 천문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외계행성이라는 초현실적 시공간을 제시하며 탐험 욕구를 일깨우는 ‘차원의 문턱에서’, 뮤지션의 뇌파 활동을 비주얼 퍼포먼스로 구현해 예술가의 영감에 빠져든 경험을 선사하는 ‘뮤지션의 영감’ 등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디지털 페인팅의 향연이 보는 이로 하여금 전율과 감동을 일으킨다.

과거의 보았던(saw) 것을 지금 다시 새롭게 바라보는(see) 경험을 선사하는 그라운드 시소 명동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최첨단 미디어아트의 초현실적인 경험을 느껴보자.

잠시 주춤했던 홍대 거리가 봄이 되면서 다시 활기가 넘치고 있다. 젊음의 거리, 그곳에는 많은 꿈이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꿈은 무엇일까? 잠을 자는 동안 일어나는 정신 현상?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욕망이나 이상? ‘꿈’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색과 일러스트로 표현한 환상의 세계가 서울 홍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와이즈파크에서 열리고 있는 ‘더 컬러 스팟, 꿈속의 자연’은 꿈을 찾는 사람, 꿈을 잃어가는 사람, 꿈을 더 이상 꾸지 않는 사람 등 모두가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하고 응원하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한다. 꿈속의 입구로 들어서는 듯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전시가 열리고 있는 지하로 내려가면 하얀색 쉬폰 커튼 뒤 가려진 꿈들이 조금씩 보인다. 11명의 작가 커뮤니티가 참여한 이 전시는 총 15개의 섹션으로 되어 있는데 섹션에서 섹션으로 넘어가는 길목마다 닫혀있는 커튼을 열고 가는 점이 인상적이다. 섹션이 진행되면서 몽환적이면서도 동화 같은 미디어아트가 보는 동안 내내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이 중에서 자신의 모습이 4가지 형태로 화면에 나타나는 ‘다시 꿈’과 비치된 손전등으로 화면 속 건물을 비추면 나타나는 빛의 변화와 작품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 ‘나의 그림자’는 눈으로 보는 데서 그치지 말고 꼭 체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 전시에 나왔던 일러스트 MD 제품과 셀프 사진 촬영 부스가 기다리고 있다.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화려한 색채와 영상미가 돋보이는 ‘더 컬러 스팟, 자연의 꿈’을 관람하고 나면 한층 말랑말랑해진 감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