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 개관기념전 <흙의 숨결>은 한국의 대표적인 추상 조각가 최만린(1935~)이 성북구 정릉에 터를 잡은 1960년대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추상 조각을 향한 그 마음의 근원에 주목하고자 한다. 1965년 이후 본격적인 추상 세계로의 변곡점을 보여주는 그의 초기 작업들을 보면, 평생을 마음 농사꾼의 자세로 흙을 어루만지며 살아온 작가의 진지한 자세를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태胎>, <0zero> 시리즈 등 현대 추상 조각 대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표 작품들을 나란히 살펴봄으로써, 작가가 평생 구하고자 했던 ‘생명에 대한 관심’과 ‘한국 조각의 뿌리 찾기’라는 예술적 목표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소박하면서도 근원적인 재료인 ‘흙’을 통해 평생을 자유롭고 정직하게 작업하고자 했던 최만린 작가의 작품 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